다시세운 봉(鳳)바위
강진읍 서산리 월남마을에서는 옛날 힘이 센 장사들이 많이 태어났다고 전한다. 그런데 힘센 장사들이 언제부터인가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자 왜 그런지 마을사람들은 궁금하게 되었다. 그 궁금증은 그 이유에 대해서 파악해 보게 되었다는데, 그 문제에 대해 심각하고 의아하게 생각한 사람들이 원인을 조사하였다. 그런데 장사들이 태어나지 않은 원인이 봉바위가 넘어진 것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다. 알아보니, 어느 날 봉바위가 넘어져버린 이유와 그 이후부터 장사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스님과 관련된 이야기가 흐른다. 그래서 사람들은 넘어진 봉바위를 원래 모양으로 다시 세워두게 되었는데, 그때 다시 세운 봉바위는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이라고 한다.
월남마을 봉바위가 넘어진 연유는 한 스님의 욕심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과거 오산 마을 쪽에는 사람들이 생피가 나는 일이 많았다. 마을사람들은 그 연유를 알고 싶어져서 도가 깊다는 스님을 불러 그 이유를 알고자했다. 마을사람들 앞에 나타난 스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오산마을 주변을 휙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오산마을 동쪽 방면에 보이는 산에 있는 봉바위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인즉 그 스님은 소문만큼 도가 깊지 않은 스님이었다고 한다. 거기에다 오히려 물욕이 많은 땡중 스님이었다. 스님은 봉바위를 이용해 돈을 벌 궁리를 하고 있었던 거였다. 욕심이 많은 스님은 마을사람들에게 봉바위 때문에 마을에 조만간 큰 재앙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말을 슬쩍 흘렸다. 스님의 말에 마을사람들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마을 사람들은 스님에게 제발 봉바위를 없애달라며 돈까지 바치게 되었고 스님은 자신의 뜻대로 일이 되어가자 실실 웃으며 봉바위를 없애겠다고 약조를 하게 되었다.
이후 월남마을 사람들은 난데없이 마을의 봉바위를 없앤다니 아연실색했으나,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고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어디에다 원성을 퍼붓고 싶은 마음을 잠재워야 했고, 스님의 말만 믿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결국 봉바위는 스님의 손에 의해 넘어지게 되었고 그 피해는 월남마을이 고스란히 받게 된 셈이 되었다. 어느 마을이든 상징물들이 있는 곳이 많은데 뒷산에 있는 바위나, 마을의 나무 등은 그 마을과 깊고 깊은 사연들을 품고 있다. 최근 인기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나왔던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문제처럼 어쩌면 마을의 오래된 나무 하나도 또는 커다란 바위 하나도 마을의 모든 이야기를 품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주변 산천은 우리의 역사와 삶을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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