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人生은 빈 술잔
빌딩을 사들이고 많은 땅과 재산을 축적하며 살아가는 한 거부가 있었다. 그의 나이 90줄에 위암에 걸렸다. 사람들은 그래도 그 노인 분에게 오래도록 사신편이라며 위로 같은 말을 하였지만, 정작 위암으로 시한부 6개월의 선고를 받고 죽음을 앞둔 당사자는 그렇게 생각하질 않았다.
어느 날 하루 자신이 마음먹고 지어놓은 높은 빌딩을 바라보며 저것들을 다 두고 어떻게 내가 죽나? 또 하루는 은행에 저축해둔 통장을 일일이 열어보며 안타까워하거나 많은 땅을 사놓은 곳에 홀로 가 앉아 이 아까운 땅들을 만지작거리며 억울한 심정을 호소할 길 없어 엉엉 울기까지 했다.
쓰지도 않고 자식들에게 쓰는 돈이나 먹는 것까지도 아끼며 오직 모으는 것만이 기쁨이요, 보람이고 취미였던 내가 왜 이렇게 바보같이 살아왔단 말인가? 라는 때늦은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이 노인분이 돌아가시자 자식들이 모여 의론하기를 빌딩 앞에 아버님의 동상을 세워뒀다. 그 동상이 유명해지자 어느 날 어떤 분이 앉은 자리에“빈손”이란 글을 낙서해 두었다. 그러자 또 한 분이“욕심”이라 써두자 그것을 본 자식들이 창피스러워 결국 동상을 치워버렸다.
살아생전 돈이 많아 회장님이라고 불렀지만, 그의 일생을 뒤돌아보면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가 있을까? 돈 한번 옳게 써보지도 못하고 어쩌다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면 불안해지고 밤에 잠을 자지 못하는 초조한 불면증 병이 되고 말았다. 없이 살아가는 이들이나 사회에 봉사해 값진 이름을 남긴다는 그 자체를 모르고 가진 물질에만 집착하며 살아왔기 때문에 이분의 말로야말로 불쌍한 인간으로 낙인 될 수뿐이 없었다. 방하착(放下著) 이란 의미는 마음을 내려놓으라는 뜻으로 애착을 버림을 표현하는 말이지만, 그러나 이 노인 분은 돈의 위력으로 하여 언제부터인지‘회장님’이라는 존칭어가 불렀다.
최근 일본 군마현에 쓰레기장에는 주인 없는 돈이 검은 봉지에 현금다발 4억 엔을 발견했다는 뉴스인데, 일본에서는 그런 버려진 유품 속에 섞여 나온 돈다발들이 일본 전국에 엄청나다는데 그 이유가 일본에서는 자식이 성년이 된 이후부터는 부모가 자식의 자립심을 키워주기 위해 단돈 천 엔도 빌려주고 빌려 받는 전통이 내려와 노년에 죽음 직전까지도 저축하는 습성인 일본인들이라 돈이 자신의 생명줄로 여겨 움켜쥐었다가 마지막 쓰레기장에 버려버린다는 액수만도 무려 2000억엔 이상이라는 추산이다.
최근 한국에서도 어떤 노인분의 수의 속에 감춰진 2,500만원이 나왔다는 유품관리사의 말이다.
내가 벌어놓은 돈이라 할지라도 내가 쓰지 않으면 남의 돈일 수밖에 없다. 노인들이 돈에 집착하는 이유가 자식이나 사회로부터 버림받았을 때 최후로 믿고, 의지할 곳은 돈 이왼 없다는 생각에서 내가 죽어버리면 돈이 소용없어지지만, 그래도 부모가 자식에게 상속해서 자식이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재벌뿐 아니라 평범한 가정에서까지도 상속에 관한 분쟁이 없는 가문이 거의 없다. 유산을 놓고 나중엔 형제간끼리도 원수로 남는다. 그러니 돈을 남겨준 후 싸우기보다는 차라리 장의사에게 지불 할 돈만 남겨두고 나머진 자선단체에 다 기부하고 가는 것이 덕 쌓는 일이 아닐까?
“회장(會長)”이란 사전에서 ‘회무를 총할하고 대표하는 사람’이라고 했듯, 대기업을 여럿 경영하는 분으로 사회적으로는 존경의 대상이요, 명망의 기여도(寄與度)가 높으신 이를 부를 때 주로 쓰는 호칭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으나 쥐꼬리만 회사 하나만 갖고 있거나 돈 좀 벌었다고 목에 힘주는 졸부나, 심지어는 깡패사회에서까지도 두목이란 자에게 회장이란 존칭어로 둔갑 돼 너도나도 가치 없이 하찮게 사용하는 명칭으로 취급 돼 버렸다.
또 ‘사모(師母)님’하면 스승의 부인을 제자가 존칭하여 부르는 이름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인지 돈 좀 갖고 있다는 졸부들 마누라들에까지 차려입고 나들이할 때나 시장바닥에서까지 아부하듯 사모님으로 둔갑 돼 부른다. 그리고 여사(女史)라고 부르는 명칭도 사회적으로 높임 받는 저명한 직위의 분 아내를 존칭어로 쓰는 표현인데 아무렇지도 않게 TV 드라마들에서나 언론기관들에서까지 마구잡이로 불러 제끼니 이거야말로 아니올시다. 이런 자들이 교만해지면 안하무인(眼下無人)으로 변신된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한글이 2012년 영국 세계언어 학술 연구학회에서나 최근 태국에서까지도 한글이 가장 으뜸의 표기 문자라고 발표된 사실이야말로 자랑스러운 우리의 자산인 훈민정음이다. 그러나 지금은 추악하게 추락돼가는 실상에 탄식이 절로난다. 왜 이리 좋은 한글을 바르게 승화시키지 못할까?
심하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만 욕설에 이르기까지 유행병처럼 마구잡이로 구사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고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한 예로 맥도날드 발음을 못하는 일본에서는 ‘마크도 나르도’라거나 아파트를 ‘아파도’라고 발음한다. 일본어법에는 ‘드’라는 표현문자 발음이 없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자기들 언어를 참 존경하고, 남을 욕하는 표현은 거의 없고, 칭찬의 말이나 정직과 공중도덕 질서예법을 어린 때(초등학교 1~2학년) 기초 공부를 철저히 가르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 좋은 한글을 아무렇지도 않게 욕지거리가 많고, 어법구사의 질서가 개판이라 언어교육정책만이라도 바로 세워야 할 절실한 때이다.
삶이란 과연 무엇일까?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 인간 누구나가 한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되지 못하는 것이 인생사다. 왜 그럴까?
모든 존재는 살아가기 위한 생존경쟁의 온갖 조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지만, 환경적 대기오염으로 인한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리고,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살인적인 더위와 겨울의 혹한으로 생존에 위협을 느끼며 살아가야 하는 종말 같은 세상을 실감케 한다.
더구나 오늘날의 지구촌이 코로나 19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게 내몰려 파리 목숨 같이 백신주사를 맞아도 죽어가고, 이젠 또 다른 바이러스인 돌파 감염으로 3년이 지나서야 하늘 길도 겨우 열리는 현실이다.
행복한 부자란 돈을 아주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이 적어도 그것만으로도 자족하며 없는 이웃에도 나눠주고 더불어 살아가는 평범한 그런 사람들이 진정 부자인 것이다. 옛 어른들 말씀으로 큰 욕심 없이 나눠서 오순도순 살아갈 줄 아는 사람이 진정 선행을 쌓는 사람이라고 한 말씀이 기억난다.
지족상락(知足常樂)이란 만족함을 알면 인생이 즐겁다는 의미다. 재복(財福)이란 저마다의 타고난 분복(分福)이다. 겸손하게 감사하는 마음일 때 행복의 길이 있고, 즐거움도 있다. 결국 빈손으로 가야 할 우리네 인생, 왜 그리도 아등바등했던가!! 뒤돌아보면 인생사 모두가 허무한 것뿐인 것을........
필자의 경우, 이민 갔을 당시 외국 땅에서 거금을 사기당한 이후, 오갈 때 없는 기로(岐路)에 처했을 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그 정신이 이어져 오늘에 이르도록 마음을 비우고 살아오다 보니 목에 거미줄 치지 않게 하나님이 길을 다 열어주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산전수전(山戰水戰) 만고풍상의 아픔을 다 겪고 살아온 노병(老兵)!! 이젠 머리 숲 마져도 다 빼먹어버린 세월 앞에 남은 건 백발에 주름살뿐, 나의 인생 무대는 불이 꺼지고 막은 내렸지만, 자투리 시간을 챙기며 행여 건강마저 잃을세라 아내와 손잡고 새벽마다 산을 오르내릴 수 있는 천복(天福)에 감사하며, 먼저 가버린 이들이 보고파 이따금 꿈에서까지도 종종 모습을 보여줄 때가 많다. 뒤돌아보니 인생살이모두가 다 부질없는 것. 빈손으로 왔다 빈손으로 가는 우리네 인생!! 빈 술잔이 아니던가?
성경 말씀 욥기1장21절에”내가 모태에서 알몸으로 나 왔 사온즉 또한 알몸이 그리로 돌아 가올 지라. 주신이도 여호와시오. 거두는 이도 여호와시라“고 하셨다. 미국 스텐포드 대학을 나온 후 유명해진 아나운서<오프라 윈프리>는 지금도 감사의 일기를 쓰는 승리자의 기쁨을 배운다고 했으며 십자가의 진리는 어떤 혹함이라도 능히 이기게 하시고 찬란한 빛 가운데 살게 하리라고 했다.
살아가는 인간의 소중함이 무엇일까? 라는 물음에 연세대학 설립자이신 <언더우드>는 “내가 걸을 수만 있다면, 내가 설 수만 있고, 들을 수만 있고, 말할 수만 있고, 볼 수만 있고,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고 기도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자가 되지 못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인 하루하루의 기적을 깨닫고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나의 한 존재는 참으로 위대하고 크나큰 존재입니다.
그것은 내가 아침에 잠자리에서 눈을 떠 거뜬하게 일어날 수 있고, 눈부신 파란 하늘을 보게 하여주시고, 점심때와 저녁때 맛있게 스파게티를 먹을 수 있어 감사하며 언어소통과 눈이 좋아 좋은 양서를 읽고 그 감상을 내가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복한다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내란 존재가 한세상을 사는 동안 아집, 욕망, 탐욕 다 버리고 난 후면, 건강 말고 뭐를 더 바랄까? 세상이 이젠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다. 소 시절 같은 요순시대는 또 언제 다시 올까?
이젠 가진 것보다 너저분하게 버리고 가야만 할 것들뿐!! 나를 이을 자식들과 그에 딸린 귀여운 손주들이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 주는 고마움에 감구지회(感舊之懷)로 하나님께 기도드릴 뿐이다.
이 세상엔 내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빈손으로 돌아갈 우리네 인생, 사는 날까지 만족하며 살다 가야 한다. 인생의 행복이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데 있다. 가는 세월이야 되돌릴 수 없지만, 이승에 우리내외 병 없고 탈 없이 살아온 은혜로운 날을 위해 하나님께 진심 어린 감사기도를 드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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