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김한얼 기자의 ‘강진의 민담’ 다시보기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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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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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얼 기자의 ‘강진의 민담’ 다시보기 42
비래도(飛來島)와 최(催)총각

비래도(飛來島)와 최()총각

 

강진군 칠량면에 최씨 성을 가진 총각이 살고 있었다. 최총각은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변변치 않는 형편 때문에 서른이 넘도록 장가를 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조금도 비관하지 않고 노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셨다. 최총각의 지극한 효성은 칠량면 뿐만 아니라 온 고을 전체에 소문이 자자하였다.

최총각은 대대로 물림 받은 가난 때문에 변변한 전답이 없어서 앞바다에 나가 고기잡이로 겨우 연명했다. 최총각이 나가는 어장은 비래도(飛來島)라는 섬이 있는 부근이었다. 이 비래도(飛來島)는 비라도로 불리기도 한다. 비래도는 중절모 모양의 섬으로 강진만 정중앙 한 가운데에 위치한 무인도다. 예부터 비래도 주변에는 맛좋기로 유명한 석화를 비롯한 패류와 대하가 많이 수확되기로 유명했다. 그러나 패류의 경우, 2006년 이후 강진만 전체가 장흥댐 건설을 비롯한 여러 요인들로 인해 상당수 감소하여 옛날만큼 많이 잡히지 않는다.

어느 날, 최총각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비라도로 고기잡이를 나갔다. 바다에 그물을 치고 걷을 시간만 기다렸다. 바위 끝에 앉아 잠시 한숨을 돌리고 있을 때 멀리서부터 이상한 물체가 동동 떠내려 오더니 쳐놓은 그물에 걸리는 것이 보였다. 최총각은 허겁지겁 급하게 그물을 걷어 올렸다. 그런데 그물에 걸려 따라 올라온 물체를 보고 심장이 철렁하여 실신할 뻔했다. 그 그물에는 20살도 안 되어 보이는 처녀 시체가 걸려있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 최총각은 정신 줄을 놓을 만큼 놀랐다.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그 시체를 천천히 살펴보니 살아있는 듯한 생기 넘치는 기운이 돌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면 볼수록 시체라기보다 선녀가 내려와 다소곳하게 누워 잠을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최총각은 세상에 태어나서 이렇게 예쁜 여자는 처음 보았다. 시체임에도 불구하고 생기가 도는 것이 기이하면서도 안타깝게 여겨졌다. 최총각은 비라도의 양지바른 곳을 골라 정성껏 장례를 치러 처녀의 무덤을 만들어줬다. 무슨 연유로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는지 몰랐지만, 최총각의 착한 심성은 죽은 처녀의 넋을 달래는데 정성을 다하게 했다.

최총각은 담담하게 처녀의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죽은 처녀의 모습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그날 밤, 최총각은 바다에서 본 아리따운 처녀의 죽음을 생각하며 잠에 들었다. 그렇게 한참 깊은 잠에 빠져 들었을 때, 갑자기 꿈속에 그 선녀 같은 처녀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나 최총각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외쳤다.

 

서방님! 어서 일어나 보세요. 얼른 어장에 나가보세요!”

 

최총각은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깨어났다. 기묘한 꿈이라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현실처럼 생생하여 지금도 자기 앞에 그 선녀 같은 처녀가 다소곳하게 앉아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아직 아침이 밝아 오지 않아 수탉조차 울음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최총각은 꿈에서 처녀가 말한대로 노를 저어 새벽 물결을 해치며 비라도 어장으로 향했다. 비라도에 다다른 총각은 반신반의하면서도 그물을 걷어 올리기 시작했다. 슬슬 산기슭에서 떠오르기 시작한 햇빛을 온 몸에 받으면서 최총각은 구슬땀을 흘리면서 그물 걷어 올리는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그런데 묵직하게 따라오던 그물에는 그동안 보지 못한 어마어마한 수의 물고기가 걸려있었다. 그물이 약간 찢어져 애써 잡아놓은 고기를 다 잃을 뻔 할 정도였다. 최총각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싶었지만, 이내 꿈속에 나타난 처녀가 이 물고기들을 부른 것이라고 생각하며 납득했다.

그 뒤에도 처녀는 가끔씩 최총각의 꿈속에 나타났다. 그럴 때마다 최총각은 비라도 앞바다에 나가 풍어의 기쁨을 맛봤다. 이 소문은 널리 퍼져나갔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최총각의 효성과 처녀를 못 본 체 하지 않고 장례를 잘 치러준 착한 심성 덕분에 하늘이 도운 거라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최총각은 이후 부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총각이 결혼을 하여 자식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전해져 내려오지 않는다. 후예가 칠량의 누구인지 알 수 없고, 비라도에서 최총각이 장사 지냈다는 처녀의 무덤도 보이지 않는다. 최총각의 실전은 확실치 않다. 그러나 이 민담은 구전과 기록으로 전해져 내려왔고 여전히 비래도 인근 바다에 나온 어부와 강태공들은 최총각의 전설을 되새김하고 있다. 은빛이 출렁이는 비래도의 앞바다에서 여전히 어부들은 자신에게도 풍어의 행운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소재지: 강진군 신전면 비래도(飛來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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