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귀범(竹島歸帆)
칠량면 봉황리 앞바다 한가운데에는 동그랗고 어두운 섬이 하나 떠있다. 이 섬은 대나무가 울창한 무인도다. 봉황마을 서쪽에 있는 섬으로 화살로 만들 수 있는 전죽(箭竹 화살을 만드는 대나무)가 많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대섬(竹島) 혹은 죽도로 불리었다. 대섬의 전죽생산은 신중국동국여지승람(1530) 에 기록되어 있어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탐진만의 7개 섬 중 가장 위쪽에 위치하며 주변 풍광이 뛰어나 금릉 8경 중 1곳으로 꼽힌다. 경회 김영근 시인의 한시 ‘죽도귀범(竹島歸帆)’은 이러한 아름다운 광경을 잘 표현했다.
아담한 섬 하나 대밭이 푸르렀다
한가해라 백조들도 삼삼오오 춤을 추네
후젖이 젖은 비에 일엽편주 돌아오니
뉘라 이곳을 선경이라 아니하랴
신중국동국여지승람(1530)과 강진현여지승람(1895)에 따르면 죽도는 한양이나 강진 병영성에 전죽을 납부하였던 곳으로 기록되어 있다. 다산 정약용이 유배 시절에 배를 타고 낚시와 뱃놀이를 즐긴 곳이기도 하다.
죽도는 탐진만을 중심으로 한 강진의 지형을 요니형국으로 보았을 때 음핵에 해당하는 곳이라고도 한다. 강진 출신 김선태 시인의 ‘강진문화답사기’에는 “강진의 요니 형국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다소 과장되었긴 해도 탐진만이 바로 그 요니의 질부분, 탐진만의 양쪽 산줄기들이 대음순, 바다 위 아래로 흩어져 있는 섬들이 소음순, 그 섬들중 맨 위에 있는 대섬(竹島)이 음핵에 해당된다.”라고 언급한다.
또한 일제시대에는 강진이 부자고을임을 시기한 일본인들이 그 기를 죽이기 위하여 죽도에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하여 폭파시키려 하였다고 한다. 당시 주민들의 저항과 결사반대로 이는 무산되었지만, 어떤 이득도 없고 주민들의 반감과 저항의식만 일으키는 무도한 행위를 시도하려한 일제에 대해서 여러의미로 대단하다는 말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강진 출신 시인인 명랑과 현구도 이 죽도를 비롯한 탐진만의 섬들을 물 위에서 참방거리며 노는 오리새끼들에 비유한 바 있다. 오늘 날의 이 섬은 과거의 풍경과 사뭇 다를 수 있겠으나 여전히 탐진만의 한 자리를 차지하며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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