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을신문 집중취재】
일부 자치단체장, ‘돈 주고 상(賞)받았다’
신청만 하면 ‘수상’ 받았다 하면 ‘대상’
거액의 돈을 홍보비로 지급하는 조건으로 수상해
일부 지자체, 주민 ‘혈세(血稅) 낭비’ 의혹
본지 취재결과 일부 언론사와 민간단체가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수여하는 ‘○○대상’의 상당수가 거액의 돈을 ‘접수비’ 혹은 ‘심사비’ 명목으로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단체장은 이같은 상(賞)을 받기 위해 사전에 거액의 돈을 내거나 사후에 사례 형식으로 광고비를 집행한 것으로 드러나 ‘돈을 주고 상을 구입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런식으로 상을 받은 단체장들은 자치단체 명의로 수많은 홍보현수막과 소식지 게재, 펼침막을 내걸어 예산낭비 뿐만 아니라 사정을 잘모르는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위원장 정헌재)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장의 최근 2년간(2007∼2008년) 수상 및 예산 지출내역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166곳이 수상과 관련해 47억2천900만원의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민공노의 분석에 따르면 지자체가 수상과 관련해 집행한 예산 가운데 실제 경비를 빼고 주최 및 주관기관에 접수비, 심사비, 광고/홍보비 등의 명목으로 사용한 금액은 30억5천여만원(64.5%)에 이른다.
자치단체장 개인이 수상한 경우에도 지자체 예산으로 홍보비 등을 지출한 경우도 있었다.
수상대회의 공신력에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 234개 자치단체가 모두 경쟁적으로 참여해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대회에 참가 신청을 한 일부 자치단체만 대상으로 한
‘신청제’인데다, 상의 종류와 수상자의 숫자가 너무 많아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
또한 수십개에 이르는 상의 이름도 모두 ‘대상’과 ‘최우수상’이다. 따라서 일부 수상대회는 신청만 하면 상을 받고, 받았다하면 ‘대상’ 또는 ‘최우수상’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상을 받은 자치단체는 마치 심사위원과 전문가의 공정한 심사기준에 의해 ‘대상’을 받아 전국 1위를 차지한 것처럼 부풀려서 홍보함으로써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관계자는 “주간지나 월간지, 중앙일간신문의 자매지에서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한 공모전이 굉장히 많다”며, “자치단체의 예산을 들이지 않았더라도 단체장 개인의 돈이 건네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단체장이 의도적으로 돈을 주고 상을 사는 행위는 사전선거운동용으로 주민 혈세와 행정력 낭비, 지역경쟁력 약화라는 부정적 결과만 남는다”고 밝혔다.
서울=송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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