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자골 전국국악경연대회 품격 높여야
제1회 청자골 전국 국악경연대회가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양일간 강진에서 열렸다. 주최 주관이 청자골국악경연대회 추진위원회였으므로 어떤 사람들이 구성되어 경연대회를 추진했는지는 모르나 품격에 대해 한 마디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을 대상으로 초· 중· 고· 신인· 대학 일반부 경연을 한다면 첫째 그에 걸 맞는 상훈의 품격이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경연 신청자들은 자신의 실력을 뽐내고 겨루어서 인정받고자 하는 의도가 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전국>이란 타이틀은 경연 신청자들이 비중을 둘 수밖에 없는데, 대상의 상훈이 전남도지사상이거나 전남교육청장상으로 되어 있고 신인부와 중등 초등의 대상이 강진군수로 되어 있다. 이는 전국 경연대회라는 명칭이 무색할 만큼 상훈의 품격이 낮은 수준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강진은 남도의 끄트머리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곳까지 온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지리적 조건이다. 그렇다면 경연 신청자들이 몰려들 수 있도록 상훈의 품격이 높아야함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적어도 문화관광부장관상 쯤은 가져와야 하는데, 대상이 전남도지사상에서 머물고 만 것이다.
정부에서 규제를 심하게 하기 때문에 문화관광부장관상을 대상으로 하기에도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또한 시일이 요구되기 때문에 말처럼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으로 문화예술단체이거나 국악관련단체의 상을 가져왔다면 좋았을 성 싶은데도 그마저 해내지 못한 것은 실무 책임자의 노력이 부족한 때문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서 제1회 행사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항상 첫 삽을 뜬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하고 서투를 수밖에 없다. 또한 행사는 물론이고 공모 같은 것도 성공률이 매우 저조할 뿐 아니라 계획보다는 그 실적이 미약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상훈의 품격이 대회를 좌지우지 하는 것은 아니지만 행사의 비중을 위해서는 그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또한 여러 행사도 마찬가지만 청중이 없는 행사는 무미건조할 수밖에 없다. 연극도 관객이 필요하고 음악도 듣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제아무리 훌륭한 그림도 감상하는 사람이 있어야 빛이 나고 심금을 울리는 명작도 읽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그런데 경연신청자들만의 잔치가 되어버렸다면 그런 행사는 그저 실질이 없는 명목으로 밖에 되지 않는다.
이번 행사를 지켜보면서 특히 실무자가 협조자에게 비협조로 대하는 상식 밖의 행동과 전화를 수차례 받지 않는 등 행정부재에도 실망이 크다. 적어도 <전국>이란 타이틀을 내걸었다면 그것에 걸맞은 행정적 태도야말로 기본 중에 기본이 아닌가. 제2회 때부터는 좀더 치밀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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