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우 시인의 쉽게 풀어 쓴 노자이야기(21회)
제 21장 공덕지용(孔德之容)
孔德之容 惟道是從 道之爲物 惟恍惟惚 惚兮恍兮
공덕지용 유도시종 도지위물 유황유홀 홀혜황혜
其中有象 恍兮惚兮 其中有物 窈兮冥兮 其中有精
기중유상 황혜홀혜 기중유물 요혜명혜 기중유정
其精甚眞 其中有信 自古及今 其名不去 以閱衆甫
기정심진 기중유신 자고급금 기명불거 이열중보
吾何以知衆甫知然哉 以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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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덕의 모습은
오직 도만을 따른다.
도라는 것은 황홀(恍惚)할 뿐이다.
황홀 하구나 그 속에 형상이 있고
황홀 하구나 그속에 사물이 있다.
까마득하고 어슴푸레하니 그 속에 정기가 있다.
그 정기 심히 참되니 그 가운데 진실함이 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그 이름이 없어지지 않았으니
그것으로써 만물을 살필 수 있다.
나는 무엇으로 만물의 처음 상태를 알았는가.
이것으로써 알았다.
큰 덕을 지닌 사람은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하고 사는 사람인가?
노자는 큰덕을 지닌 사람은 오로지 도만을 따르면서 사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도란 도대처 어떤 것인가?
앞장에서 말했드시 도는 텅비어 있어서 아무것도 없는 큰 그릇과 같은 것을 말한다.
그릇이 얼마나 큰지 헤아릴 수 없지만 그릇이 크면 클 수록 삼라만상의 온갖 것들을 다 담아낼 수 있다.
모든 것을 다 담아낼 수 있는 그릇 아무리 담아도 넘치지 않는 그릇 그런 그릇을 지닌 사람을 큰 덕을 가진 사람이라 고 한다.
우리가 존경하고 우러러 보는 사람은 똑똑하고 잘 난 사람이 아니다. 또한 돈이 많고 지식이 많은 사람도 아니다.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를 포용하고 모두를 담아낼 수 있는 넉넉한 그런 사람을 말 한다.
말 하자면 도의 참모습이 갖춰 있는 사람을 노자는 큰 덕을 지닌 사람이라고 했다.
공덕지용은 크다는 뜻도 있지만 구멍으로써 비어 있다는 뜻도 있다. 한마디로 비움의 덕이라고 말 할 수 있다.
노자가 밝히고자 하는 성인의 덕은 인위적으로 갈고 닦아서 만들어지는 그런 덕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그렇게 되어지는 덕을 말 한다. 그러므로 성인이 체득하고 있는 근원적인 진리 즉 도가 어떤 실체를 가지고 있는가를 설명하려 한다.
도는 황홀하고 요명하여 그 속에 모양이 있고 물건이 있고 정이 있다 라고 했다. 이러한 도를 쫓아 생활하고 이러한 도를 삶의 본질로 삼고 생활하는 사람을 성인이라고 부른다.
도란 어둡고 희미해서 육안으로 보이지 않아 알기는 어렵지만 그 실체는 눈부실 정도로 황홀하고 또 깊고 깊어서 오묘한 정기가 숨어있고 그 정기는 다시없이 참된 것으로 그 속에 창조자로써의 용모가 있다.
용모r란 밖으로 나타난 실상으로 정지되어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움직여서 보여 주는 것을 말 한다. 그렇다고 지시하고 간섭하지 않는다.
성인의 참 모습이 어떠하느냐 하는 것을 말한 것으로 도의 자연적인 모습을 설명한 글이다.
이와같이 도의 참모습을 따르는 사람을 가르켜 덕을 지니는 사람이라 하는데 노자 사상에서 가장 중요시 하는 단어로 욕심 없이 사는 가람, 다시 말해서 속이 비어있어 무엇이든지 다 받아 들여도 넘쳐나지 않는 사람이다.
우주의 넓고 텅빈 공간을 보라 얼마나 넓고 황홀 한가.
꽉차 있는 것이 아니라 텅 비어 있는 것 같고 한없이 넓어 끝이 없다. 아무리 갖다 부어도 넘처나는 일이 없다.
폭우가 아져 물이 산을 넘고 바닷물이 넘처나서 육지를 뒤덮쳐도 비가 그치고 하늘이 맑아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세상은 제 위치로 되돌아가 평온해진다.
이것이 공덕의 모습이다. 이러한 도의 모습을 닮아 모든 사람에게 표본이되고 그 표본을 따라서 뭇사람들이 행동에 옮겨 널리 세상을 유익하게 하는 것이 공덕지용이다.
그런데 도의 본래는 오직 황홀하여 그속에 모양이 있고 형상이 있고 만물이 있으니 진실되고 믿음이 있고 정령(精靈)이 있어 아무런 작용도 행위도 없지만 안 되는 일이 없어 누구나 우러러 보고 따르고 감탄해 마지 않는다.
이와같이 어떤 형체도 드러나지 않는 도의 모습 오직 황홀하고 요명하여 마치 무슨 요기에 걸린 것 같아 신비스런 존재로 비춰지는데 거기에는 믿음과 생명이 잉태되고 길러질 수 있는 정기가 있어 이런 사람을 중보(衆甫) 즉 어른 중에 어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노자는 설명한다.
말하자면 신적인 존재와 같은 사람을 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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