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신지체장애인 박영순 학생에게 밝은 미래를 호소한다.
육상 한국 신기록을 보유한 정신지체장애 학생의 미래가 암담하다. 1981년에 시작된 장애인 체육대회는 장애인들도 보통사람 못지않은 체력과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다. 강진 덕수학교 고3에 재학 중인 박영순 학생은 IQ 40 정도의 저능아지만 체육에서 빠른 진보를 보였다. 정신지체장애아의 운동능력을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겠지만, 그들만의 장애 속에서는 매우 큰 성과이다.
처음 학교에 왔을 때만 해도 우울증과 대인 기피증으로 사람을 보면 무서워하고 피하던 그녀가 밝아진 것은 운동을 통해서였다. 특히 장애인 체육대회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 시작하면서였는데 IQ 40의 지능으로는 혼자서 빨래를 빠는 일도 불가능하다고 볼 때 그녀가 갖는 자신감은 대단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장애인 체육대회가 우리사회 또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면서 그들의 성과는 군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강진군이 연속 장애인 체육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쾌거는 바로 박영순 학생 처럼 뛰어난 장애인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메달을 향해 뛰는 스포츠는 이제 일반인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에게도 똑같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 따라서 그녀가 지난 10월 31일 열린 제5회 황영조 마라톤대회 5km 코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큰 의미를 주고 있다. 장애인이 아닌 일반인과의 경쟁에서 얻어낸 우승이기 때문이다.
강진군은 각종 스포츠대회를 유치하여 성공을 거두었고 스포츠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스포츠를 통해 지역경제를 회생시키고 있으며, 생활체육의 활성화를 위해 각 학교 운동장은 천연잔디구장으로 변화되었다. 또 군민이 하나 되어 동계 전지훈련 유치를 위해 친절과 화합을 부르짖고 있다. 하지만 강진군 스포츠 마케팅 최고의 인프라는 체육시설보다 ‘따뜻한 마음’ 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정신지체장애자인 박영순 학생에게 우리 모두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하다. 그것은 또한 강진군 스포츠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바람은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되는 것이지만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 실업팀에서 일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집으로 돌아가야 하고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정신지체장애 2급 어머니와 정신지체장애 남동생, 어린 여동생이 있는 곳이다.
장애인은 가장 악조건에 처한 사회적 약자인 만큼 정부나 기업이 그들을 돕는 데 적극 나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강진군은 부디 박영순 정신지체장애인이 강진을 대표하는 육상선수로 거듭 태어날 수 있도록 각별한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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