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보며 광주공항을 생각한다
정 용 화(호남미래연대 이사장)
새해를 맞아송구영신의 마음을 담아 덕담이 오고가는 요즘, 광주ㆍ전남의 현실을 보면 상생발전보다는 공멸의 어두운 그림자가 비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광주공항 이전을 둘러싼 지역내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광주공항ㆍ무안공항과 관련해지자체 합의 후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통합 방침을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광주시와 전남도는 공항 통합에 여전히 평행선이다.
공항문제 합의는 빠를수록 좋다. 늦어지면 지역발전 지체는 물론 정부의 신규투자 제외의 빌미만 제공할 뿐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이 떠안아야 한다.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논란으로 한해 수백억원의 투자가 지체되거나 조용히 사라지고 있는 현실을 수년째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광주ㆍ무안공항을 이대로 둔다면 공멸의 길로 빠져든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도(잠정) 광주공항 국내선과 무안공항 국내선ㆍ국제선 전체 이용객수는 140만4700명으로, 무안공항 개항 전인 2006년 광주공항의 이용객수 150만5000명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공멸이라는 우려에 힘을 더해주는 요인은 또 있다.
2014년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될 경우 광주~서울이 1시간30분대로 줄어 현재 국내선 이용자의 최고 67%가 철도를 이용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래의 관점에서 보면 국내선 주노선은 사실상 폐쇄된다는 의미다.
또 현재의 공항 갈등은 지자체간 상생 논리가 아닌소지역 이기주의에서 기인한다는 시선을 피할 수 없다.
공항문제와 관련 대구시를 살펴보자.
대구는 현재 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동남권(영남권) 허브공항을 경남 밀양에 유치하려는 범시민운동을 전개중이다. 경남은 물론 울산, 경북과 함께 영남이라는 연대의식을 내세워 대구시가 아닌, 직선거리로 58㎞ 떨어진 차량이동시간 40~50분대인 경남지역 도시를 지지하고 있다.
대구의 밀양 공항유치 노력은 지난해 10월 기준 250만 대구시민 가운데 170만명이 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41㎞ 거리, 차량이동시간 30분 내외의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통합에 대해 상반된 입장인 광주시와 전남도의 자세와 비교되는옆집의 모습이다.
광주공항ㆍ무안공항 통합과 관련한 광주시와 전남도의 관계가 더 이상 견토지쟁(犬兎之爭)의 모습으로 치달아서는 안된다.
도청 이전에 따른 상실감이 공항 이전 문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원래 하나였던 광주ㆍ전남을 상생발전으로 이끌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는 광주ㆍ전남 전체의 발전을 위해 합의를 서둘러야 한다.
공항통합 논의에 있어 또 하나 간과해선 안될 사항이광주 군사공항이전문제다. 광주공항과 군사공항을 묶어 논의하는 것이 갈등 해결의 한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광주공항(군사공항) 이전에 대한 논란을 빨리 끝내고, 지금은 광주의 한 복판이 된 170만평의 공항부지 활용 방안과 무안공항 활성화를 통한 서남권 발전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호남미래연대는 지난해 12월 개최했던 공개토론회를 통해 공항문제의 새로운 합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민간공항이 이전한다면 군사공항도 함께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지역 주민의 의견이 나왔다. 민간공항은Yes, 군사공항은No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는 점을 인정한 의견이었다.
공항통합 문제는 나보단 우리, 현재보단 미래를 생각한다면 지역간 대립의 요인이 아닌 지역발전과 미래 도약을 위한 기회다.
지금이야말로 호남의 발전을 위해 미래의 관점에서 연대를 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 약 력
․고려대학교 박사후 연수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1급)
․연세대 국학연구원 연구교수
․일본 동경대학 객원연구원
․중국 북경대학 연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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