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죄와 무죄
황주홍 강진군수의 수사에 즈음하여
범촌 박동오(강진출신, 서울대졸, 교육인, 한국정각문화연구회장)
인생은 고(苦)라는 말이 있는데 정말 삶은 고행인가 싶다. 평생을 건달로 남의 것만 뜯어먹고 도둑질해도 그럭저럭 넘어가는 수도 있고, 좋은 일 해서 좋은 세상 오게끔 땀 흘린 사람에게 억지로 죄를 씌워 좌절케 하려는 심보도 있다. 사둔 논 사면 배 아프다는 말도 있지만 이것은 서민 사회에서 애교 있는 표현이고 누구의 사주나 목적을 갖고 법리(法理)를 떠난 부적절한 권력을 행사한다면 이 자체가 부정(不正)이다.
하기야 법 자체가 부정으로 제정되는 수도 있고, 그 집행도 기득권자(旣得權者)의 욕심에 의해 부정하게 행사되는 수도 있으니 어떤 법에 의해 어떻게 사용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좋은 법에 좋은 집행으로 유죄가 된다면 매우 부끄럽고 당사자는 물론 그 집안과 후손까지도 치욕을 안고 살게 되겠지만, 부당한 것에 의해 죄를 뒤집어씌웠다면 때로는 영광일 수도 있다.
내 고향이 강진이고 내가 교육계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황주홍 군수에 대한 수사 과정을 지면을 통해 본 내용이지만 관심 있는 모든 사람과 특히 강진출신 정년 교장들의 모임에서조차 황 군수에 대한 칭찬과 그 공적을 말하지 않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말이 있다. 만난 사람마다 하는 말이 ‘황군수는 일을 잘했다’ ‘강진교육을 살렸다’ ‘200억 장학금을 만드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등의 말을 많이 들어오면서 정직하고 순수하였기에 만들어졌을 것이고, 황군수의 인격과 인품을 믿었기에 기탁하였을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지금 세상에 군수가 장학금 내라고 해서 낼 사람은 없다. 그러나 목민관으로서 존경과 신뢰가 있었기에 오늘 날 강진군장학제도가 가능했지 않았을까. 개천에서 용 나던 시대가 아니기에 교육 여건과 분위기가 일신되지 않고서는 교육열이 향상될 수는 없다. 특히 시골에서는 장학금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볼 때 강진군장학제도야말로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그런데 음해를 위한 제보나 악의적 추측만 가지고 수사를 한다면 이는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그러므로 명명백백하게 선(善)으로 드러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동안 왜? 서인지는 몰라도 지금까지 감사원 감사 3회, 경찰청 수사 2회, 광주경찰청 압수수색 2회에는 의문과 짜증이 난다. 물론 악을 파헤쳐 선을 정립하기 위한 일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동일 건에 대한 횟수의 빈번은 수사의 무능이 아니라면 고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속담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란 말이 있다.털면 먼지라도 나온다는 말이다. 그런데 한두 번도 아니고 너 댓 번씩 털었으니 먼지가 있다면 반드시 나왔을 것인데 그래도 안 나오니 이후는 어쩌자는 것인가. 군정을 담당해야 할 공무원들이 캐기 위한 모리꾼으로 불려 다닌다니 군정이 마비된다고 아우성이다. 법을 집행하는 데는 색즉색(色則色)이어야지 미술적(美術的) 화용(化用)은 금물이다.
법의 행사는 정정방방(正正方方)해야 한다. 유즉유(有則有)요, 무즉무(無則無)로 시원하게 끝이 나야 한다. 선하디선한 사람들 자극받게 해서는 안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배우고 익혀 티끌만한 오류도 범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해 왔다. 바로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정(正)이냐 진(眞)이냐를 놓고 고민하는 이유도 거기에있는 것이다. 행(行)은 쉽다. 그러나 행하고 난 후의 책임이 어렵다. 깊이 생각할 일이다. 집행을 하는 쪽은 유무죄를 생각해 결정하겠지만 그 책임은 영원한 자기 몫이기에 참이 아닌 것이었다면 사후의 격(格)까지도 침 뱉음 받음을 면키 어렵고 태어나고 또 태어날 자기 후손들에게까지 명예롭지 못할 것이니 그 죄를 어찌 감당할 것인가. 아무리 세상이 요상한 것이라 해도 물이 흐르듯 인간성이 흐르는 길에도 정(正)은 엄연히 신의 축복으로 존재하는 법. 제아무리 뻔뻔거리고 다녀도 어느 날 하늘의 징계를 받을 것은 뻔한 일이다.
유죄냐 무죄냐는 그래서 중요하다. 무죄를 유죄라고 죄 주면 그 사람이 죄인이고 그런 사람에게 죄를 받았다 하더라도 진실로 무죄이면 사람들 속에 당당할 것이다.
나는 평생 교육을 했던 사람이기에 우리 고장을 위해 눈에 보인 업적과 체감의 기쁨을 맛보게 한 황주홍 군수의 위대한 업적에 고개 숙여 감사하며 진실을 믿기에 장학사업에 대해 일조할 것을 다짐해 본다. 황군수님! 힘내십시오, 당신은 참 좋은 일 하셨습니다.
(본 기고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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