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천 원짜리 밥과 남미륵사 법흥스님의 소망

송하훈 편집국장

천 원짜리 밥과 남미륵사 법흥스님의 소망

편집국장 송하훈

요즘 직장인들은 매일 사먹는 5천 원짜리 밥도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그렇다고 먹을 만한 반찬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니 5천 원짜리 밥은 아예 사먹을 수가 없을 만큼 파는 데가 드물다. 결국 6천 원짜리 밥을 사먹지 않을 수가 없는 형편이다. 자장면 값도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이래저래 직장인들의 점심 값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식당을 이용하는 일반인들도 부담을 느끼기에는 마찬가지다. 5천원 가지고는 식사다운 식사를 할 수 없는 시대가 돼버린 것이다. 적어도 6천원부터 1만원 정도 들여야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가 있다.

요즘에는 관광객들도 버스를 세워놓고 주차장이나 휴게소에서 준비해 온 음식을 먹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곤 한다. 당연히 음식값을 아끼려는 마음에서일 것이다. 관광을 하면 으레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고정관념도 깨지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평소 집에서 잘 먹고 마시고 하기 때문에 굳이 관광 때 별미를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린 모양이다.

관광객이란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강진 남미륵사에 관광객이 부쩍 늘어난 것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실이다. 지난 가을, 산사음악회 때 조계종 총무원장을 두 차례나 지낸 전 총무원장은 “남미륵사 법흥 스님의 대작불사가 놀랍고 존경스럽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분의 말씀처럼 상상을 초월하는 천문학적 돈의 불사를 법흥 스님 홀로 해냈다는 점은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든, 남미륵사의 대작불사는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했다. 부산, 경상도, 충청도 할 것 없이 전국에서 모여드는 관광객들은 조그만 시골의 웅장하고 거대한 사찰을 보고 찬탄을 금치 못하곤 한다. 그래서 입소문을 타고 끊임없이 관광객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이 같은 불사가 남미륵사 법흥 스님의 법력인지, 괴력(?)인지 많은 사람들의 의구심을 낳게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본 철강계의 2인자가 큰 보시를 했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는 일이다. 또한 일본에 후원회가 조직되어 후원금을 엄청나게 전달한 사실 역시 알려지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왜 일본 철강계의 2인자가 천문학적인 돈을 보시했을까? 거듭 밝히는 일이지만, 철강계 2인자의 부친이 별세한 지 한 달 뒤에 부인과 자식이 사경을 헤맸다고 한다. 그 원인을 일본 최고의 의료진도 밝혀내지 못한 상태에서 법흥 스님은 부친의 시신이 광중에서 사라졌다고 진단했다. 특별 제작된 특수 유리관에 안치된 시신이 한 달 만에 없어지다니······. 그래서 파헤쳐본 결과 구렁이 세 마리가 시신을 삼키고 나서 손톱, 발톱, 그리고 머리카락만 남겨놓고 있었다고 한다. 당장 나머지를 수습해서 이장한 결과 부인과 지식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말끔히 나아졌고.

어쨌든 남미륵사는 동양최대의 황동불상, 2만 3천불이 모셔진 만불전, 한국에서 가장 큰 관음전 등의 가람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몰려드는 건 사실이지만 문제가 하나 불거졌다. 관광객들이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이 없는 것이다.

법흥 스님은 이 같은 사실을 두고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그 계획은 천 원짜리 밥이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밥. 그래서 더욱 많은 관광객들이 이용할 것은 자명한 사실. 법흥 스님은 강진의 쌀을 엄청나게 팔 수 있다는 희망을 말했다. 남아도는 강진의 쌀을 소비할 수 있는 또 다른 제안인 것이다.

천 원으로 한 끼 식사를 제공하겠다는 공격적인 제안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강진을 위해, 강진발전을 위해 노심초사하는 법흥 스님께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