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장학재단 사건
광주지검 기소유예와 무혐의 판단
‘태산명동서일필’ 泰山鳴動鼠一匹
황주홍 군수“감사하고 가슴 후련하고 통쾌하다”
광주지검 사실상 무죄 판단, 2년여에 걸친 사건 종지부
황 군수 “유죄 입증위해 자료 왜곡한 문건 확인했으나 공개 않을 터”
3선의 황주홍 강진군수가 18일 광주지검 특수부로부터 강진장학재단 사건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과 함께 일부분 무혐의 판단을 받았다. 군민장학재단을 통해 불법기금을 조성하고 직권을 남용했다는 혐의가 일단락되었지만, 9개월 동안 강진군청을 두 차례나 압수수색을 하였는가 하면 군청공무원 수십 명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해 온 광주경찰청은 과잉 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면할 수 없게 됐다.
황 군수는 지난 4월 1일 13시간에 걸쳐 광주경찰청 특수부로부터 조사를 받은 바 있고, 당시 “경찰이 과도하게 법을 적용한 부분이 있는 것 같으나 결백하기 때문에 무죄를 확신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강진교육발전을 위해 소신공양한 황 군수의 인권적 치명성은 물론, 장학기금에 동참한 많은 기부자들의 선행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는 씻을 수 없는 후유증으로 남게 됐다.
특히 감사원이 황 군수를 정조준하게 된 배경, 광주경찰청이 이미 전남경찰청의 수사 후 관할구역도 아닌 강진지역을 수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문건이 있다는 황 군수의 주장이 있고 보면, 외주(外注) 청탁에 의한 의혹과 유죄 입증을 위한 자료 왜곡 부분의 의혹 또한 남게 됐다.
그러나 황 군수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문건을 공개하지 않기로 천명하였는데, 이는 강진장학재단 문제를 이 선에서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몇몇 불순한 감사(수사) 관계자들을 제외한 다수의 감사(수사) 관계자들은 나름대로 충실한 직무수행이었을 것임을 이해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강진군청 뒷마당 뜰에 묻어버리겠다”고 말해 문건과 감사(수사)에 대해서 이것으로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황 군수는 19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사실상 무죄를 받았지만 지난 2년 동안의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적 고통까지 모두 원상회복되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밝히고, “인권에 치명상을 내기 쉬운 감사와 수사기관이 좀더 신중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 군수는 “정직과 용기를 개인의 최고 덕목으로 생각하며 살아온 사회과학도로서, 고향발전을 위해 온몸을 던져 섬기며 충성하고자 하는 단체장으로서 더욱 충실하게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강진군민 과잉수사 강력항의
광주경찰청이 두 차례의 압수수색 후 황주홍 군수를 소환 조사할 무렵, 강진군민들은 10일간 광주경찰청 정문 앞에서 항의 데모를 벌였었다. 2009년 9월과 10월 감사원 감사 두 차례, 2010년 3월 세 번째 감사원 감사, 이어 전남경찰청의 수사를 받았으나 이렇다할 지적이 없이 내사종결 했었다. 그런데 광주경찰청이 강도 있는 압수수색과 수사를 시작하자 군민들은 발끈했다. 강진도 사람 사는 곳임을 보여주겠다며 10일간 항의 데모를 하는 과정에서 마지막 날에는 700여 명이 참가하기에 이르렀고, 국가인권위까지 찾아가 억울함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각 읍면 주민과 강진군번영회가 주축이 된 항의단은 데모와 함께 지역신문 1면 광고를 통해 ‘5공 때도 보지 못했던 이런 일들이 강진군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조속한 수사 마무리를 요청했다. 황 군수 역시 지역신문과 중앙일간지 광고를 통해 “강진군수가 국사범입니까? 대역죄인입니까?” 하고 물으면서 “현미경 감사와 수사에서 아무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3월 21일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황야의 무법자’처럼 행동하며 초법적(超法的) 행태로 이 나라 법치주의와 인권을 유린하는 광주지방경찰청을 규탄한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었다.
감사원과 광주경찰청 조사내용
감사원은 3월 1일 감사원 보도자료를 통해 ‘지방자치단체 장학재단 설립 운영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진군은 2009년까지 총 75억원의 예산을 부당 출연했고, 모금실적 우수공무원에게 제주도 및 일본여행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기부금품을 독려했으며, 그 결과 2005년~2009년까지 공사·용역·물품계약을 맺은 324개 업체로부터 14억여 원을 모집했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광주경찰청은 공익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위반과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위반,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적용해 소환했었다.
과잉수사가 낳은 결과
황주홍 군수는 3월 21일 기자회견 때 “광주경찰 이성 잃었다”고 비판하면서 “수사관이 강진지역 정치세력과 비밀리에 내통하고 있다” “아무개를 다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 차례 부탁하더라”등의 말로 지역정치세력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무소속으로 힘없는 군수가 약점이 있었다면 무시무시한 감사원과 경찰을 상대로 외로운 싸움을 벌이지 못했을 것”이라며 당당히 맞섰다.
이에 대해 민주당 강진군 지역위원회에서는 ‘강진 장학재단 감사, 수사 관련 최근사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보도 자료를 통해 “위원장인 유선호 국회의원을 비롯하여 그 누구도 감사원에 청탁성 압력을 한 사실이 없음을 밝힌다”며 “사태의 장기화는 군정 업무에 지장을 주고 강진군의 대외적인 이미지를 떨어뜨려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군민이다”고 밝혔다. “저희 민주당도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그러나 정작 황 군수가 광주경찰청에 소환 조사를 받을 때에는 무소속 군의원만 군민들과 함께 참여했다.
한편, 김은식 군의회의장은, 군민의 대표기구인 강진군의회가 ‘꿀 먹은 벙어리’로 빈축을 사고 있다는 본지 기사에 대해 발끈한 나머지 감사원 보도자료(총 11매)를 본지에 보내오면서 구독정지와 인터뷰, 광고, 전화를 일절 사절할 것이며, 본인은 강진군민 장학재단 수사가 끝난 후 의견을 표명하겠다고 통보해옴으로써 지역정치를 둘러싼 갈등을 여실히 드러낸 바 있다.
황 군수의 무소속 출마 당선, 정당공천제 폐지 등으로 민주당과의 갈등은 결국 황 군수의 감사, 수사에 대해 일각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잘못되기만을 바라는 마음이 크지 않았겠느냐는 소문이다.
황 군수는 “2년 여 세월 동안 이틀 걸려 경찰, 검찰과 연결되어 살아왔다”며 “강진장학재단 사건은 대한민국 행정사의 한 일화이자 에피소드가 되었다”고 말하고, “개인적으로 아픔과 슬픔 속에 많은 것을 깨닫고 깊어지는 시간이었다”고 술회했다. 또한 “좋은 사람, 선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며 “강진군의 발전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한 군수였다는 평가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황주홍 군수의 군정 업무 탄력
황 군수가 군민장학재단 사건으로 인해 청렴결백하다는 것이 더욱 입증됐다. 일본 방문 때 재일동포가 개인적으로 쓰라며 준 500만원도 장학기금에 내놓을 만큼 공사가 분명한 것으로 널리 알려진 황 군수이다. 공무원 승진인사 때에도 일체 잡음이 없이 소신껏 해 온 것은 이미 자타가 공인한 사실이다. 청자고가매입의혹 때에도 일부 군민들은 황 군수가 얼마쯤 챙겼지 않았겠느냐며 소문이 무성했지만 오늘 날 깨끗함이 드러나고 있다. 그 일과 연관된 사람들의 비리가 황 군수에게 불똥이 튄 셈인데, 3선에 이르기까지 일체 부도덕하거나 지저분한 일이 발생되지 않고 있다. 특히 금액이 큰 장학재단에 대해서 털고 털어도 먼지 하나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거듭 알린 결과를 낳았다. 청렴결백을 벗어나 청백리의 상을 보여준 기회였다.
따라서 강진군민장학재단의 사건이 마무리됨에 따라 강진군정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군민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직, 친절, 화합의 군정 목표를 향한 황 군수의 발걸음이 더욱 힘차게 내딛을 거라는 게 지배적인 시선이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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