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밖에 모르는 황 주홍 군수 군민들이 보호해야지요
광주경찰청 찾아가 10일간 항의 시위하고
인권위에 민원 접수한 김병완 강진군 번영회장
황 군수 개인의 일 아니고 강진군민의 일 확신
데모할 때 겁박 많이 당하고 한달 보름간 입원하기도
황주홍 강진군수가 광주경찰청으로부터 2차례 압수수색을 받고, 몇 개월 동안 저인망식의 강도 높은 수사를 받을 때 앞장서서 항의 데모를 주도한 김병완 강진군 번영회장. 지난 18일 광주지검으로부터 강진장학재단 사건이 기소유예와 무혐의로 마무리되자 누구보다도 감회가 깊을 수밖에 없었다. 황 군수와 18일 저녁 함께 만나 죽 한 그릇을 비우면서도 이렇다할 말 한마디 없었지만 만감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강진군기관단체장 월례회 때 이런 말을 했어요. 황 군수가 광주경찰청으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고 수사를 받는 것은 황 군수 개인의 일이 아니라, 강진군의 일이다. 아무리 시골이라 해도 강진에 사람이 사는 곳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경찰청과 싸운다는 사실에 전체가 뒤로 꽁무니를 뺄 뿐, 앞으로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그의 말에 감동의 눈빛을 주다가도 막상 행동에는 옮기지 못했던 것.
“하는 수 없이 강진군 번영회장 명의로 집회신고를 하고 데모에 돌입했지요. 제가 이끌고 있는 국악단원과 아는 사람, 그리고 체육회 관계자들의 도움으로 첫째 날 50명, 둘째 날 50명, 이렇게 시작했는데, 셋째 날부터는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김병완 번영회장은 민주당측에서 사람들을 동원했다더라는 말에는 완강히 거부감을 나타냈다. 소문을 듣고 자발적으로 온 것이고, 각 면에서 우리도 함께 참여해 달라는 요구에 계속 늘어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동원은 하지 않았고 선동은 했다는 것이다. 어쨌든 마지막 날인 10일 째는 버스 17대에 700여 명이 참여했다. 가히 폭발적인 시위가 아닐 수 없었다.
한편 김병완 회장은 데모 5일 째 되던 날, 번영회장단 4명과 함께 국민권익위원회에 방문한다. 그리고 5공 때도 보지 못한 수사를 광주경찰청이 하고 있으므로 그 곳을 수사해 달라, 하고 호소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싸늘한 답변이었다. 이 건은 검찰로 갖고 가야지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할 일이 아니라며 접수를 거절했던 것이다.
김병완 회장은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육두문자까지 써가며 거칠게 항의했을 때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좋은 말로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요즘 강진 사람들의 흥분된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일”이며 “이게 강진의 말이다”며 접수를 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드디어 사무실 안으로 들어간 지 1시간 후부터 2명의 조사관이 4명의 번영회장단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작했다. “광주경찰청에서 하는 수사가 무리한 수사인가?” “그렇다. 감사원 감사 3번, 전남경찰청 1번의 조사에도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광주경찰청은 사무실문을 잠궈가면서까지 수사를 했다. 강진 군민으로서 참을 수 없기에 여기까지 온 것이다”
김병완 회장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일이 이렇게 흐르다보니 국민권익위원회 600여 명이 다 알 정도로 삽시간에 소문이 퍼졌고, 조사가 끝나고 상임위원장을 면담한 후 돌아가려고 했을 때 강진출신 사무관, 서기관 2사람이 로비에 나와 인사를 해왔다.
그 때부터 김병완 회장은 감시의 대상이 됐다. 서울경찰청 경찰관들이 무전기를 들고 다니며 감시를 해왔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에는 감시의 눈길이 뒤따라 다녔다.
김 회장은 광주경찰청 정문 앞에서 데모를 할 때 국악단원들과 함께 북, 꽹과리 등을 치며 “강진군민장학재단 말살하는 광주경찰규탄한다!” “광주경찰청 수사중지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강력히 항의시위를 했다. 그러자 경찰청에서는 조용히 해달라는 주문을 해왔지만 막무가내로 간단없이 진행을 했다. 특히 황 군수가 조사를 받으러 들어갈 때에는 용기를 불어넣어주기 위해 더욱 열심히 채를 휘두르기도 했다.
10일 간의 시위를 끝내고 기관단체장 월례회 때 김병완 회장은 입을 열었다 “이번 사태는 군민의 일이지 개인의 일이 아니다. 단체장들이 뒤에 숨어있지 말고 앞으로 나섰어야 옳은 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자신을 흉보기도 하고 멀리하기도 했지만 황 군수의 청렴결백이 만천하에 드러났고, 그가 얼마나 강진을 위해 열심히 일해 왔는가를 확실하게 보여준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밤마다 술이나 먹는 ‘밤의 황태자’가 아니라 밤늦게까지 군수실에 불이 꺼지지 않는 일꾼, 역대 군수 중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는 군수로 남게 되는 일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 후 김병완 번영회장은 그 일로 호흡곤란으로 인해 전남대 병원에서 한 달 반 동안 입원생활을 해야만 했다. 송하훈 기자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