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고을신문 : 이현숙 기자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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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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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기자의 횡설수설
강진을 깨울 아기울음소리

 

 

< 이현숙기자의 횡설수설>

 

강진을 깨울 아기울음소리


  아기 울음소리가 너무 즐겁게 들려온다. 새로 이사한 가게 2층에 아기가 살고 있기 때문에 가끔씩 들을 수 있는 소리다. 오늘 아침처럼 청소를 하다 아기울음 소리가 들리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데 그 이유는 내가 아이를 셋이나 길러 봤기 때문일까. 아기 울음소리를 듣고 있자면 우리 아이들의 아기 때 모습이 오롯이 떠오른다.

  큰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이니까 17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강진에 산부인과가 있었다. 강진의료원에 분만 산부인과가 있었고 별도로 개인 산부인과도 있어서 산모들이 강진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었고 분만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때에도 시골 진료를 믿지 못해 도시로 진찰을 받으러 다니고 도시에서 출산하는 산모도 많았다. 태어날 아기들이야 강진에 분만 산부인과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질리 없지만 산모에게는 더없이 중요한 문제 아니겠는가.

  남자들이 모인자리에서 군대이야기가 꽃이라면, 여자들 모인자리에서는 으레 아기 낳을 때 이야기가 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여자인 이유로 꺼내는 이야기이니 남자들은 이해해주기 바랄 뿐이다.

  그러니까, 첫아이는 모든 엄마들이 거의 힘들게 낳는 것 같다. 나 또한 첫 아이를 쉽게 낳지 못하고 하루 동안 기진맥진하자 친정엄마가 의사한테 화풀이를 했었다. 도시에서만 살아온 딸을 시골로 시집보낸 엄마는 신전면 산골짜기에서 사는 내가 무척이나 못마땅했었는데 시골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는다고 하자 도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바락바락 우겼다. 그래도 내가 이곳에서 낳겠다고 하자 시골병원을 비하하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런데 나는 아이를 못 낳아 점점 힘들어졌고, 남편과 의사는 엄마의 화풀이를 직격탄으로 받아야 했다. 엄마 말씀은 도시에 가면 금방 낳는데 시골에서 낳으면서 힘들게 되었다는 거였다. 엄마는 딸이 시골병원에서 아기를 낳다 죽기라도 할 것 같았는지 도시 병원으로 옮기자며 성화였다. 그때 의사가 엄마를 침착하게 설득했고, 어쨌든 의사의 말대로 딱 두 시간이 지나자 아기가 태어났다.

  “넌 처음에 울지도 않더라.”

  아이들은 가끔 자신이 아기 때 모습을 궁금해 한다. 그때 큰 아들과 주고받는 농담이 있다. 아기가 울지 않자 간호사가 엉덩이를 몇 대 때리니 울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큰 애가 대답하는 말이 너무 재미있다.

  “엄마, 난 얼마나 실망한지 알아요? 나와서 보니까 내가 원하는 세상이 아닌 거에요. 그래서 난 다시 돌아가고 싶어 삐져있었다고요. 왜 우리는 공부만 해야 하냐고요.”

  그러면서 나중 악을 쓰며 울었던 것은 다시 돌아갈 수 없어 그랬다는 것이다.

  그럼 동생들은 나는나는 해가며 자신의 출생에 대한 이야기에 즐거워한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을 낳는 산부인과가 떠오른다. 당시만 해도 개인 산부인과를 더 선호했던 것 같다. 그 이유는 의료원 보다는 개인 산부인과가 더 성의 있게 해준다는 소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둘째를 가졌을 때 찾아보니 광주로 이전했다고 해서 아쉬웠다. 그때까지만 해도 강진의료원에 분만 산부인과가 있어 둘째와 셋째는 의료원에서 낳았다. 의료원에서의 출산은 소아과와의 연계 진료로 큰 도움을 받았다. 심실에 작은 구멍이 나 있는 것을 소아과 의사가 빨리 발견하여 적기에 수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안내해주셨기 때문이다. 둘째는 10개월에 심장수술을 받고 완치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나는 둘째에게 의사선생님 덕분에 심장을 일찌감치 업그레이드 했으니 누구보다 튼튼한 심장을 가졌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둘째의 꿈은 의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처럼 없어졌던 분만 산부인과가 최근 강진의료원에 다시 문을 열었다. 너무 반가운 소식이다. 강진군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산모들에게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전국 출산율 1위를 기록했었다. 아기울음소리가 사라진 농촌에 서서히 아기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한 노력 끝에 다시 분만 산부인과가 생기고 더 많은 아기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기에 참으로 기쁜 것이다.

  시골에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이 많은가. 산모 혼자 움직여 병원에 갈 수도 없다. 그런데 매번 원정 진찰을 다니고 도시로 나가서 출산을 해야 했다. 더구나 다문화가정이 많아져 눈도 코도 다른 사람들과 사는 타국에서 온 어린 산모들이 많다. 타국에서 시집온 그녀들이 겪는 어려움이 내가 겪은 어려움과 다를 게 없다고 본다. 이처럼 시골에 사는 여자로서 감수해야 할 일들은 그런 기본적인 것부터 애로사항이 따른다.

  그래서 강진의료원 분만 산부인과가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근 군의 산모들까지 강진을 드나들고 태어난 아이들이 가장 먼저 강진의 청정하늘을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나를 즐겁게 하는 2층의 아기울음소리처럼 매일매일 강진의료원에서 아기울음소리가 들렸으면 좋겠다.

  강진의료원이 새롭게 신축되어 강진의 관문이 훤해진 것도 너무 좋다. 신혼살림을 차린 듯 새로워진 그곳이 건강은 물론 시골 사람들의 마음까지 헤아려 치료해주는 곳이라고 소문나길 바란다. 신혼집에서처럼 우렁찬 아기울음소리가 많이 들렸으면 좋겠다. 강진을 깨어나게 할 아기울음 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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