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우리 가족을 지키는 방법
김기현(강진군보곤소, 공중보건의)
한국의 이청용 선수가 소속되어 있는 영국 볼턴의 축구선수 무암바가 경기도중 심장마비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제주구단의 신영록 선수가 경기중에 쓰러졌다가 다행히 현재는 재활에 전념할 만큼 회복되었다. 신영록 선수가 의식을 회복할 수 있었던데에는 즉각적인 심폐소생술心肺蘇生術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심장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급성심근경색증, 협심증 등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이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심장에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경우 젊은 나이에도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심장마비는 현재의 의료기술로는 예측이 불가능하며, 60-80%가 가정, 직장, 길거리 등 즉각적인 의료인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운 장소에서 발생한다.
심폐소생술에는 가슴압박 외에도 인공호흡이 있다. 하지만 그 동안 일반인들에게는 정확한 인공호흡이 어렵고, 인공호흡을 하려다가 가슴압박이 지연되는 폐단이 지적됨에 따라 지난 2010년 미국심장학회(AHA)의 가이드라인에서는 본인이 인공호흡을 할 수 있으면 시행하되 안되면 일단 가슴압박을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만큼 가슴압박의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가슴압박 시 양손의 바람직한 자세]
[가슴압박 시 양팔의 바람직한 자세]
가슴압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히 심장을 압박해야 한다는 점이다. 먼저 환자의 가슴 중앙에 깍지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손바닥에서 손목으로 연결되는 직전의 뼈 부위)를 댄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거나 손바닥 전체가 가슴에 닿으면 충분한 압박을 하기 힘들다. 양팔을 쭉 펴고 몸을 약간 앞으로 기울인다는 느낌으로 체중을 실어서 깍지 낀 손, 팔꿈치, 어깨가 일직선을 이루며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어야 한다. 가슴압박의 속도는 분당 100회로 하고 가슴이 5cm 깊이로 눌려야 한다. 생각보다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고 누르는 깊이는 꽤 깊다. 가슴을 너무 깊이 누르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누른다. 물론 이렇게 가슴압박을 하면 갈비뼈가 부러지기도 하지만 심장마비에 비하면 더 중요한 것은 없다. 30번의 가슴압박 후 2번의 인공호흡이 1회의 심폐소생술이며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쉬지 않고 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은 직접 해보고 숙달되지 않으면 찰나의 순간에 바로 시행하기가 어렵다. 독일은 중·고등학교 체육시간에 심폐소생술교육을 의무화 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16개주 초·중·고등학교에서 심폐소생술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러한 선진국들은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이 2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위급상황에서 내 가족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 의무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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