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 무엇인가
도란 어떤 것인가? 만상의 근원이라고 한다면 도의 존재를 부정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무(無)로 밖에 표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도는 마음으로 느낄 수 있으나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이것은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것으로, 하늘과 땅이 생기기 이전부터 이미 있었다.
도는 귀신과 상재를 신으로 만들었다, 도는 하늘과 땅을 만들었다. 도는 하늘과 땅보다 먼저 있었지만 오래 되었다고 하지 않으며, 옛날보다 더 오래 되었지만, 늙었다고 하지 않는다.
상고의 희위씨는 도를 얻었기 때문에 하늘과 땅을 연결 시켰고, 복희는 이를 얻어 기의 근원을 관장했다. 북두칠성은 영겁에 걸쳐 천채운행의 지표가 되었고, 해와 달은 그 운행을 그치는 일이 없었다. 감배(堪坏)는 도를 얻어 곤륜산(崑崙山)) 신이 되었고, 풍이(馮夷)는 황하(黃河)신이 되었고, 견오는 태산(泰山)신이 되었고, 황제(皇帝)는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올랐고 전욱(顓頊)은 북방의 왕이 되었고, 우강(禹强)은 북해신이 되었고 서왕모(西王母)는 소광산에 살면서 불로불사의 신선이 되었고 팽조(彭祖)도 도를 얻어 순(舜)에서 오백(五伯)의 시대까지 살았으며, 부열(傅說)은 무정(武丁)을 보좌하여 천하를 평정한 다음 북쪽 하늘에 올라라 빛나는 별이 되었다.
남백자규가 여우에게 물었다.
“당신은 나이가 많은데도 얼굴빛이 젖먹이 어린 아이 같으니 무슨 까닭이요.”
그러자 여우는 도를 배웠기 때문에 젊어 보인다고 대답했다.
남백자규가 물었다.
“도는 배울 수 있는 것입니까?”
“아니요. ”
“그대는 배울 사람이 못 되오”
“복량의란 사람이 있소, 그는 성인이 될 재질은 있으나 도를 닦은 방법을 몰랐소. 나는 성인이 될 소질은 없지만 도를 닦는 방법은 알고 있었소. 그래서 그에게 도를 가르치고자 했으나 그가 과연 도를 체득하여 성인이 될 수 있을 지는 의문이었소, 내가 복량의를 가르치고자 했는데, 그가 과연 성인이 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소. 그러나 성인의 재질을 가진 사람에게 성인의 도를 가르친다는 것은 쉬운 일이라 생각되어 신중을 기한 끝에 도를 일러 주었소. 그랬더니 그는 사흘이 되자 먼저 인간 세상을 잊게 되었소. 계속 지켜보았더니 이레 뒤에는 바깥 사물을 잊게 되었고, 아흐레 뒤에는 자기의 존재를 망각하게 되었소. 자기의 삶조차 잊은 뒤에는 모든 것을 아침 햇살처럼 비추는 경지에 들어갔소. 그리하여 그는 일체의 대립을 초월한 도를 느끼게 되었고, 도를 체득한 뒤에는 시간을 초월하게 되었고, 드디어 생사의 구별마저 의식하지 않게 되었소. 무릇 사물의 사멸을 관장하는 것은 죽는 것이 될 수 없고 생성을 관장하는 것은 태어난 것이 될 수 없소. 생사를 초월한 도의 존재는 변화하는 삼라만상의 근원이면서 모든 것을 변화에 내맡길 뿐이요. 북양의는 마침내 이러한 영령의 경지에 도달했던 것이요.”
남백자규는 경탄하여 물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한테서 도를 배웠소?”“나는 부묵의 아들한테서 배웠소. 부묵의 아들은 낙송의 손자한테서 배웠고, 낙송의 손자는 첨명에게서 배웠고, 첨명은 섭허한테서 배웠고, 섭허는 수역에게서 배웠고, 수역은 오구에게서 배웠고, 오구는 현명에게서 배웠고, 현명은 참로에게서 배웠고, 참로는 의시에게서 배웠던 것이요.”
자사, 자여, 자리, 자래 이렇게 네 사람이 사람이 모여 의논했다.
“누가 능히 없음으로 머리로 삼고, 삶으로 등뼈로 삼고, 죽음으로 꼬리로 삼을 수 있을까? 그리하여 사생과 존망이 일체임을 아는 자가 있다면 벗 하겠네”
네 사람이 서로 보고 웃었다. 마음에 막히는 것이 없으니 드디어 서로 벗이 되었다.
얼마 뒤에 자여가 병에 걸렸다. 자사가 문병을 가니 자여가 말했다.
“위대 하구나 저 조물주는 장차 나를 꼽추로 만들려 하는 구나.” 그의 등은 매우 구부러져 있었고, 오장이 위로 올라갔으며. 턱은 배꼽 밑에 숨었으며, 어깨가 머리보다 높았으며, 상투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었다.
음양의 기운이 어지러워져 있었으나, 마음만은 평정했다.
자여는 비틀거리며 우물가로 가서 얼굴을 비춰보더니 말했다.
"아! 장차 조물주는 나를 이렇게 오그라들게 만들었구나"
자사가 물었다.
“그대는 그것이 싫은가?”
자여가 대답했다.
“아니야. 내가 왜 싫어하겠나. 자여는 싫어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설령 내가 병이 점점 더하여 나의 왼팔이 닭으로 변한다 해도 나는 왼팔에게 새벽을 알리라고 요구 하겠네, 병이 더하여 오른팔이 활모양으로 변한다면 나는 활로 솔개를 잡아 구워먹겠네. 나의 척추 꼬리뼈가 수레로, 나의 정신이 달리는 말로 바뀌면 나는 곧장 그걸 타고 달릴 걸세. 무슨 탈것이 필요 하겠는가? 우리가 살고 있는 것도 다 때를 만났기 때문이야. 그러나 편안한 마음으로 때를 받아들이고 자연의 이치에 따른다면 슬픔이나 즐거운 같은 감정들이 끼어들 틈이 없지. 이것이 옛날부터 말하는 자연의 해탈이야. 그래도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이런 저런 것에 얽매어 있기 때문이지. 세상의 모든 것이 자연을 이기지 못한지가 오래 되었는데 내가 또 무엇을 싫어하겠는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자연 보다 훌륭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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