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해역 해산물 생산과 어민 보호가 우선되어야”
한국수산업 경영인 강진군 연합회장 박 명서
박명서(53, 사진)한국수산업 경영인 강진군 연합회장은 순수한 토종 어민으로서 살아왔다. 20년이 넘도록 연승어업을 해왔고 그것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89년부터 93년까지 1년 매출액을 평균 1억씩 올렸고, 1억 3천까지도 올린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산경제신문에서 시상하는 황금어상을 받은 바도 있다.
그는 115명의 회원들이 가입된 강진군 연합회장직을 올해로 7년째 맡아오고 있다. 동부통발협회, 서부통발협회, 연승협회, 김양식협회, 자망협회, 전복양식협회, 패류협회 등의 회원들이 80%나 차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81년 창설된 단체로써 과거 농민후계자처럼 어민후계자가 전신이다.
마량에서 살면서 91년도부터 어촌계장 10년, 횟집 경영 6년, 4년 전부터는 수협의 1번 중매인이고 보면 박회장 같은 바다사나이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 농사일이라곤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 그러나 강진에서 가장 물고기를 많이 잡은 사람이고 물고기와 함께 사는 사람이다.
“동서부통발, 연승, 김양식, 자망, 전복, 패류 협회 등 7개 단체의 연합회 만들어야
한목소리 낼 수 있어”
--세계화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서 강진어업인들은 어떤 생각과 대안을 갖고 있는가?
수입개방은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품질고급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매생이나 저두의 반지락, 구로의 맛 등의 해조류를 고급화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옛날 방식은 탈피해야만 한다. 이것은 단순히 어업만이 아니라 농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포기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잡는 것보다는 기르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그래야만 실질적인 소득증대를 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식어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2004년도 중국을 갔었는데, 중국은 중산층이 많아지면 양식에 대한 자국 소비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은 자국소비가 없어 수출에 주력하고 있지만 나중 중국이 잘 살게 되어 자국 물량으로 소비될 것이 뻔하므로 우리가 수출할 기회가 오리라 확신한다.
-- 지금 우리나라 농업은 큰 시련기를 겪고 있다. 어업은 어떤가?
먼저 해양수산부가 해체된 것은 우리 어민들로서는 사기가 저하된 셈이다. 해양수산부가 존립했을 때만해도 유통이나 자금상황이 원활했었다. 그러잖아도 정부에서는 어민들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내놓지만 막상 그 때 뿐이라는 걸 느껴왔다. 그러므로 정부에서는 말만 하지 말고 좀더 적극적으로 어민들을 노력해야 한다. 우리 강진은 바다를 끼고 있으므로 어업까지 포기해서는 안 된다. 어민들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천혜의 자연을 가졌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 강진은 바다를 끼고 있긴 하지만 평야지대가 많아 농업에 종사한 사람들이 많다. 대체 바다는 어떤 곳인지 말해 달라
바다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대가를 안겨주는 곳이다. 어장을 할 때 불철주야 노력을 해왔는데, 오늘 날 고소득 보장을 해준 곳이 바다였다. 그동안 나는 바다와 싸워왔고 바다가 내 삶의 터전이었다. 그런 바다는 나를 단 한 번도 배신하지 않고 나를 살려냈다. 아울러 강진 역시 바다가 있어서 그 바다 덕을 보고 산다고 생각한다. 비록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는 어려운 처지가 되었지만 강진만큼은 바다가 있어 다른 고을에 비해 타격이 덜하지 않나 싶다.
--어업 관련 7개 협회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그렇다. 동부통발협회, 서부통발협회, 연승협회, 패류협회, 김양식협회, 자망협회, 전복양식협회가 있다. 80%가 한국수산업 경영인, 즉 어민후계자들이다. 이 같은 협회가 현재 따로따로 일하고 있어 안타깝다. 그러나 여러 회원들이 공감을 갖고 있으므로 연합회가 구성되리라 믿는다. 연합회를 구성하자는 것은 한 목소리를 내자는 뜻도 담겨있지만 그밖에 친목이나 관계를 갖고 지내자는 의미도 있다. 이미 타군에서는 연합회가 구성되어 있으나 강진만 없다. 통발협회는 화랑게를 사용해서 낙지를 잡는 협회이고, 연승은 산 새우를 미끼로 고기잡는 협회이다. 패류는 조개류를 잡는 협회이고, 자망은 전어를 잡는 협회이다. 이런 협회에서 하는 일들은 적어도 강진의 음식문화를 한층 끌어올린 일등공신이 아닌가 생각한다(웃음)
-- 언제부터 바다와 인연을 맺었나
20살 때부터 28세 되던 해까지 김양식을 해왔다. 그러다가 어업을 하시는 처갓집 장인어른이 갑자기 고인이 되신 바람에 본격적으로 어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지금까지 20여 년 동안 바다와 싸워왔지만, 역시 바다는 노력한 만큼 대가를 주었다.
--연승어업을 어떻게 하였나?
내가 몰고 다니던 배를 연안복합어라고 한다. 그동안 멀리로는 장산 시야도, 압해도, 초도 등을 다니며 고기잡이를 했고, 강진 완도 근해에서 고기잡이를 했다.
--아무래도 수협과 연관이 깊을 것 같은데······
수협은 어민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유일한 단체다. 그래서 나는 출자금도 많이 냈지만, 공제액만도 월 70만원이다. 그러나 수협은 막상 태풍 같은 자연재해가 올 때 오히려 힘없는 기관이었다. 수협을 중심으로 어민들의 피해를 극소화하는 발 빠른 행정을 보여야 할텐데 그렇지 않고 관계기관이 따로 따로 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결국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더라. 수협은 행정기관에 비해 힘없는 단체이지만 우리 어민들한테는 없어서는 안 될 해결사이다. 그러므로 배와 관련된 상황이 발생된다면 수협을 중심으로 위기대처를 하든지 아니면 특정 기관에서 중심이 되어 하든지 해야 한다. 각 기관끼리 따로 놀면 안 된다는 말이다.
박명서
1956 마량출신이다. 강진중학교를 졸업했고 도지사상, 황금어상을 받은 전문어업인이다. 바다에 나아가 20여년동안 고기를 직접 잡는 어부노릇을 했고, 횟집도 수년간 경영해 본적이 있다. 지금은 수협 어판장 중매인1번으로 일하는 어업분야의 전문가이자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어민이 되겠다는 것을 보면 틀림없는 어업인이다. 물고기만 잡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회처럼 비싼 음식보다는 삼겹살을 더 좋아하는 토종어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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