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유물 500여점 강진청자박물관에 기증
무형문화재 제36호 이용희 청자장
45년간 소장 유물 선뜻 내놓아
강진청자 재현사업에 평생을 바쳐온 이용희(69) 청자장이 지난 18일 45년간 모아온 청자 유물과 청자문양을 탁본한 문양집 3권 등을 강진청자박물관에 선뜻 내놓았다. 이러한 이용희 청자장의 용기에 강진군에서는 강진청자박물관에서 이날 기증식을 갖도록 주선했다.
이용희씨가 기증한 유물은 청자와 상감청자로 만든 화분.도장.기와 파편 등 500여점으로써 학계에 보고 되지 않은 귀중한 유물(도편)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부 도편은 그동안 국내 도자사 연구에 중요한 연구 자료로 활용되기도 했다.
2면으로 청자파편 사진과 이용희 개인사진
“600여년 동안 잠자던 고려청자 재현의 불씨를 당긴 신지식인” 이용희 청자장
이용희 청자장은 1939년 강진군 대구면 사당리에서 태어났다. 사당리 여기저기 논밭에는 청자 파편이 널려 있었고 사람들은 발에 찔리거나 농사짓기에 불편해서 논밭 한쪽에 치워놓기가 일쑤였다. 이용희 소년은 그런 청자파편을 유심히 들여다보곤 했다. 남들은 엿장수에게 엿과 바꿔먹거나 비누값, 담배값을 받고 수집가에게 팔아넘기곤 했다. 그러나 이용희 소년은 하나씩 하나씩 모아두었다. 청자가 재현되고 강진청자가 미국에서까지 순회전시회를 할 만큼 유명해진 지금, 팔아먹을 양이었으면 아직까지 남아있었겠느냐고 반문한다.
평범한 농사꾼이었던 이용희씨는 그 후 1964년 9월 22일부터 10월 12일까지 실시되었던 국립중앙박물관 발굴조사팀의 강진 가마터 1차 발굴 조사 때 그가 모아두었던 청자파편이 크게 한 몫을 해낸다. 발굴 조사팀이 이 용희씨가 소장한 청자파편을 보고 대규모 가마터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이용희씨의 집은 사당리 117번지로써 자신의 소유지를 파헤치도록 승낙했고, 드디어 비색 청자가 출토된 것이다. 12세기 전반에 만든 것으로 알려진 고려 청자기와인 <암막새> <숫막새>를 비롯해서 <청자연화형탁잔(靑瓷蓮花刑托盞)>들이었다. 이용희 씨는 그 후 1977년부터 1985년까지 강진청자사업소 연구개발실장으로 일해왔다. 퇴직 무렵 장인으로서는 최고의 자리인 청자장이 되었고, 전라남도 신지식인 제1호가 되기도 했다. 92년도에는 군민의 상 교육문화부문 수상하기도 한 그는 이번에 소장품을 모두 내놓는 남다른 청자사랑을 실천했다. “1977년 오늘(6월 18일)은 강진군이 청자재현사업을 시작한 매우 뜻 깊은 날이다”라고 말한 이씨는 “31주년을 맞이하여 가마에서 자기를 꺼내는 요출행사가 있는 오늘을 택해서 아끼고 보람을 느꼈던 유물을 모두 내놓게 되어 한 편으로는 기쁘고 한편으로는 홀가분하다”고 밝혔다. “솔직히 고물상에게 건네지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하나 하나 수집해 간직해왔던 것들이다”라고 말하는 이씨는 “한국 도자사 연구에 중요한 학술자료로 활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진청자박물관(관장 윤순학)에서는 제13회 강진청자문화제 기간동안 특별 전시를 한 후 청자박물관에 별도의 전시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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