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륜의 범죄가 늘어나는 세상(5)
이 시대(時代)의 비극(悲劇)
어느 한 할머니의 하소연을 들어봅니다. 외아들이 고등학교 시절에 남편을 잃고, 혼자 몸으로 시장 바닥에서 안 해본 일없이 아들을 대학까지 보내고 장가들여 집 장만까지 한 억척스런 이 어머니가 늙어지니 일을 많이 한 탓인지 허리가 굽어지고, 무릎관절 등 사방이 결리며 쑤시고 아파 더 이상 시장 바닥에서 노점장사를 할 수 없어 서울 아파트 집 32평을 사준 아들집에 들어가 이제 아들놈 내외를 끼고 호강 한번 받아보고 싶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시골집과 논 밭뙈기를 전부 정리하여 아들에게 집 판돈을 다 주고 함께 거처를 옮겨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처음 한해 정도는 아들과 며느리가 잘 대접해주고 아들 손자 재롱이 너무 귀여워 즐거운 날을 보내며 노인정에 가서도 동네 노인들께 자식 며느리 자랑을 수없이 했습니다. 그러니 다른 노인 분들이 참 지극한 효자 아들 며느리를 둔 가정이라 부러워하기까지 하였답니다.
그러나 차츰 차츰 날이 갈수록 며느리의 구박이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간혹 며느리에게 병원비나 용돈을 얻을라치면 식은땀이 날 정도로 벌써 준 돈을 다 썼느냐고 따지는데 이유를 달기가 여간 고역이었습니다. 하도 딱해 어느 날 아들에게 몰래 말 했더니 일주일이 넘도록 아무런 말이 없기에 직접 며느리에게 “아가 며늘얘야 내 용돈 별도로 쫌만 다오. 요즘은 친구들한테 하도 얻어만 먹기가 미안해서 그런다. 밥 한 끼라도 내가 살려고 말이다” 그 때 며느리가 “어머니 용돈 드린 지 보름도 채 안되는데 또 달라고요?” 한참 후에야 어렵게 4만원을 내밀며 “앞으로는 그런 생색부리지 마세요. 이번이 끝이에요” 밖에 나가면서 돈을 던지고 나갑니다.
그 돈으로는 대접해 줄 모임 친구들에게 국밥 한 그릇도 못 먹일 것 같아 차라리 그냥 돌려줘야겠다고 생각하고 애들 방에 들어가 화장대 앞에 두고 나오려는 찰라 일기장 같은 곳에 왠수 9월 27일 4만원, 왠수 10월 10일 2만원, 왠수 11월 5일 3만원, 방에서 나오면서 혼자생각으로 왠수가 뭐지? 용돈 받아간 것을 줄줄이 써둔 모양이다. 그 왠수라는 말을 몰라 노인정에 유식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시어머니 이름을 대신 쓴 명칭이라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을 들으니 정말 세상 헛 살았구나싶은 생각이 들어 그 길로 집을 나와 몇 날을 혼자 사는 노인정 친구 집에서 식음을 전폐 하다시피 통곡하며 고통의 날을 보내던 어느 날 외로이 홀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이 할머니가 함께 있던 어느 날 하는 말 중에 이 세상 부모로서 꼭 전하고 싶은 말은“믿었던 자식한테 받는 소외감은 사는 의미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왔던 의미까지도 모두 잃게 해 준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요즘 노인들의 유행어의 하소연을 들어봅니다.“이 세상 바보천치들아 자식농사 자랑마라. 인생은 부모 따로 자식 농사 따로 인걸 이제껏 몰랐더냐? 집 팔고 땅 팔아서 아들 따라 서울 간 노인은 아파트에 징역산다. 자식 내외 출근할 때 강아지 밥은 챙겼으되 시부모 밥은 안 챙기더라. 배 골고 등 휘면서 석사, 박사 시켜봐야 멀쩡 헛일이고, 며느리가 더 높더라. 인생이 부모 따로 자식 따로 인걸 왜? 진작 몰랐던가? 품안에 있을 때가 지자식이지 결혼하면 다 끝이다네. 황혼 빛 고개 너머로 터벅터벅 고독하게 쓸쓸히 넘어가는 외로운 신세 당신이 아닌가요?.”라는 이 시대 의 비극 황혼별곡(黃昏別曲) 가사의 유행어가 퍼지고 있습니다.
우리 아드님들 다음을 꼭 읽어봐 주소. 독일 격언에 사람의 아들 된 자의 몸은 곧 부모의 몸이다. 몸조차 자기 것이 아니어든 하물며 재물이 자기 것이 될 수 있으랴 또, 소학 명론에 보면 제 부모를 사랑하는 자는 감히 남을 미워하지 못하고 제 부모를 공경하는 자는 감히 남을 업신여기지 못하나니 사랑하며 공경하는 마음을 제 부모에게 다하고 보면, 덕스러운 가르침이 백성들에게까지 미처서 천하가 본받게 될 것이니 이것은 대개 친지로서의 효도다. 보통 보면 불효했던 자식일수록 부모가 돌아가신 후에야 다하지 못한 자신의 불효했음을 진심으로 깨닫고 더 슬피 운다고 도하지요. 그것은 부모에 대한 보은(報恩)의 감정이 그 때야 비로소 고개를 든다는 사실입니다. 공자님께서는 “사람의 몸뚱이와 머리카락과 피부는 모두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기에 감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지 못하고 불효하는 것은 다섯 가지 형벌의 죄목 삼천에 이르되 불효보다 더 큰 죄는 없다”라고 말합니다. 성경말씀에도 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합니다. 무릇 부모는 덕(德)의 근본이요, 모든 가르침이 여기에 있는 것이므로 효도보다 더 큰 것이 없고 어버이를 공경하는 것은 그를 하나님 옆에 모시는 것보다 큰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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