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 인터뷰....
강진군 여성 사무관 탄생 1호 두 여성공무원
2013년 1월 2일자 강진군 인사발령에서 사무관으로 승진한 최경희 여성가족팀장과 하정임 세무회계과 부과팀장을 만나보았다. 각각 간호5급, 행정5급 사무관으로 전격 승진하였고, 대구면장, 의회전문위원으로 발령받았다. 이로써 강진군청에서도 드디어 2명의 여성 사무관이 탄생했다. 두 여성 사무관의 걸어온 길고 미래에 대해서 들어본다.
최경희 여성가족팀장 승진, 대구면장 발령
강진군, 첫 여성면장 탄생
최경희(56) 여성가족팀장은 조선대 병원 간호사로 근무하다 1983년에 간호직 공무원으로 특채되어 전북 임실 보건의료원에서 공직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김제시 보건소에서 근무했고, 1994년에 강진군 보건소로 전보한 후 현재까지 강진군청 복지부서 및 보건소 등지에서 근무해왔다.
최 사무관이 강진군청으로 전보를 하게 된 연유는 남편의 직장 이직과 관계가 있다. 현재 세한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남편 김현철(58)씨가 직장을 전라북도에서 당시 대불대(현 세한대)로 옮기게 되자, 강진군으로 옮겨온 것이다. 이후 2001년 6급으로 승진했고, 2005년 군청 사회복지과 여성계장으로 있을 때는 주로 아동과 여성, 다문화가정 등 보육업무를 처리하면서 취약계층 군민들과 밀접한 관계 속에서 일을 해왔다.
이어 2007년도에는 강진군의 팀제에 따라 여성복지팀장을 맡아 노인, 장애인, 외국인, 청소년 등을 담당하며 이전보다 더 넓게 강진군의 전반적인 복지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부드럽고 섬세한 일처리로 복지업무를 따뜻하고도 합리적으로 잘 처리해내면서 일찌감치 여성공무원으로서는 강진군의 큰 복지업무들을 무난하게 해내는 성과를 보여줬다.
최 사무관은 이번 2013년 1월 2일자 인사 발령에서 간호5급으로 승진하여 대구면장으로 내정된 상태다. 그러니까 6급에서 5급까지의 승진연수는 11년이 걸렸다.
강진군청에서 주로 복지업무를 담당해왔기 때문에 보람 있는 일도 많았다고 말하는 최 사무관은 그 중 공모를 통해 전액 국비로 매년 3억씩 지원받고 있는 드림스타트에 선정됐을 때라고 말한다. 공모를 한 후 대설 주의보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올라가 설명을 했을 때, “공무원이 일할 수 있는 의지가 있는 곳에 줘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던 것이 여수시와 경합을 벌여 최종 선정됐을 때의 기쁨은 “지금생각해도 가슴 뿌듯한 기억”이라며 “교육의 평등선을 이루는 출발을 줬다는 것에서 아이들과 그 가족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기쁘다”고 말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여성 공무원으로서의 애로점은 역시 아이들이 어렸을 때,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엄마로서의 미안함이다. 담임선생님의 얼굴 한번 보지 못한 것, 복지업무를 하다 보니 야근업무가 많아 제대로 밥상도 못 차려 주는 엄마, 그런데도 아이들은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러나 최 사무관은 바쁜 중에서도 자기계발에 철저한 여성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대불대에서 사회복지 석사, 박사수료를 했으며, 정신보건간호사, 가정전문간호사 등 2개의 전문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러니 두 아들의 눈에 보이는 엄마의 모습은 언제나 공부하는 엄마였기에, “엄마는 나보다 더 열심히 공부한다”고 친구들에게 말할 정도다. 또 업무스타일이 워낙 일에 올인 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직장 동료들과 많은 시간을 갖지 못해 소원해지는 부분이 매우 아쉬웠다는 최 사무관이다. 이처럼 많은 여성공무원들이 육아에 전혀 신경 쓰지 못하고 직장생활을 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사에서는 왠지 뒷전에 있는 느낌을 받아 왔던 것도 사실임을 자인했다. 실제로 맡고 있는 업무에서도 양성평등정책 실천과제 중 여성관리적 비율이 있지만, 전라남도에서 곡성 구례 강진은 여성사무관이 1명도 없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런 점에서 최 사무관이 후배들에게 해주는 말은 “자기업무에 열심히 하되,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을 때 개인적인 성과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군민에게는 섬김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공무원이 예전보다 많이 친절해진 것은 군민들 소리에 경청하고 애로점을 보듬는 자세에서 느낀다며, 면장으로 가서도 “현장을 게을리 하지 않고 발로 뛰고 늘 겸손한 마음으로 주민들에게 항상 먼저 다가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현숙 기자)
하정임 세무회계과 부과팀장 승진, 의회전문위원 발령
강진군청 부부사무관 탄생
하정임(55) 세무회계과 부과팀장은 강진군 병영면 태생이다. 1977년 병영상고 졸업 후 당시 5급 행정직 공무원으로 공직을 시작하여, 첫 발령지는 나주군청이다. 그 당시 강진군에서는 여성공무원 임용이 없었기 때문에 나주를 지원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3년 동안 근무했다. 이후 1980년 4월에 강진군으로 전보하여 병영면사무소에서 23년간을 근무하다가 2003년 옴천면사무소 1년, 2004년 군청 여성팀장, 재무과 과표평가 계장을 맡았고, 2007년 강진군청 팀제 개편에 따라 세무팀에서 근무하였고, 2009년 환경팀장, 2010년 위생팀장, 2011년 청자박물관 전시운영팀 계장, 2012년 7월부터 세무회계과 부과팀장으로 근무해왔다. 하 사무관은 세무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아 오면서 차분하고 꼼꼼한 성격에서 일처리 또한 크게 드러나지 않는 조용한 스타일이다.
이번 2013년 1월2일자 인사발령에서 행정5급 사무관으로 승진하여 의회전문위원으로 내정된 상태다. 그러니까 9급 공무원에서 8급까지 6년, 8급에서 7급까지 8년 등 사무관으로의 승진은 30년이 넘는 기간이 걸렸다.
여성공무원으로서 시작 때부터 성차별을 느꼈다는 하 사무관은 “공무원 시험을 볼 때도 여직원은 인원수에 제약을 두고 뽑는 시대였다”며 “똑같은 상황에도 승진에서 탈락되고, 승진에서 제외되는 느낌을 많이 받은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병영면사무소에서 오래 근무했던 것도 육아문제와 관련이 있었다. 병영면에는 친정엄마가 살고 계셨고, 딸 셋을 친정엄마가 키워주시지 않으면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병영면을 떠나지 못했다. “가정에 있는 엄마들처럼 해주지 못한 것이 가슴 아프죠”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는 하 사무관이다. 들어보니 그만한 사연이 있었다. 막내딸이 8살 때 '올가‘라는 큰 태풍으로 인해 전국이 비상이었다. 여름방학이었는데 태풍 복구 작업에 전 직원이 동원되는 상황이어서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쓸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딸 셋이서 볶음밥을 해먹다가 그만 칼이 막내 발등으로 떨어져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장노릇을 하던 큰 딸이 막내를 업고 병영면에 있는 병원에서 간단히 꿰매주는 치료를 받았지만, 나중 아이의 걸음걸이가 이상해서 다시 검사해보니 인대가 끊어진 상태였다. 이 때 다시 수술을 받고 두 달간이나 병원생활을 했던 막내의 발등에는 지금도 끔찍한 흉터가 남아 있고, 그것을 볼 때마다 하 사무관은 가슴이 아프다.
이렇듯 아이들을 챙기지 못해 항상 미안하기만 한 엄마에게 큰 딸이 대학을 졸업하던 날, “엄마가 제일 자랑스럽다”며 “여자들이 직장생활 많이 안하던 때 직장생활을 해온 대단한 엄마다”라고 표현했던 말에 가슴이 뭉클했다는 하 사무관.
하 사무관 부부는 강진군청에서 부부사무관이 됐다. 하지만, 부부가 같은 직장에 근무하면서, 보이지 않는 고민과 제약도 따랐다. “특별한 대우를 받는 것도 아닌데, 승진에서는 문제가 되어야 하는 것은 말도 안되죠”라며 “이런 상황을 주변에서도 많이 말해주었던 것 같고, 현재 군청에는 30여 쌍의 부부직원이 있다”고 말했다.
거기에 뒷받침하듯 하 사무관은 “업무적 어려움도 집에서 대화를 하면서 해답을 찾기도 하고,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며 “같은 분야에서 도움주고 받는 사이로서 좋은 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하 사무관의 남편은 이번 인사에서 강진청자박물관장으로 발령 받은 오진동 도암면장이다.
하 사무관은 마지막으로 “여성이라고 해서 우대라는 말은 불필요하다”며 “여성으로서 못할 것 없이 똑같이 해왔고, 앞으로도 많은 후배 공직자들의 희망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을다해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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