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의 젊은 우수 농업인5
칠량면 동백리 현천마을 딸기하우스 이동춘 농업인
강진으로 이농 후, 스타농부가 된 스타귀농인
“부산친구들, 동춘이 강진 가서 성공했다”
“우수농업현장을 견학하기는 처음, 강진군에 감사”
칠량면 동백리 현천마을로 들어서면 오른편으로 깨끗해 보이는 8동의 하우스가 있다. 이곳이 이동춘(42), 최혜진(40)부부의 일터이자 보금자리인 딸기하우스다. 이동춘씨 부부는 2011년 9월 강진으로 귀농했다. 그러나 이 씨는 “귀농이라기보다는 이농이라고 해야 맞다”고 말했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이동춘씨는 원래가 농사꾼이었다. 고향이 부산인 이 씨는 부산상고를 졸업하기까지 축구선수로 활동했으나 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농업인이 되었다. 그래서 농사 경력 20년이 넘은 베테랑 농사꾼이라고 서슴없이 자청한다.
이동춘씨는 부산에서 부모님과 함께 농사일을 해왔다. 부모님이 토마토, 당근 등 채소재배를 주로 하는 시설하우스 농업인이셨기 때문에, 이 씨는 어려서부터 농사일을 자연스럽게 보아오며 도왔고 함께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소 쟁기질을 했다는 이 씨는 경운기나 농기계 다루는 일은 일찌감치 자신의 몫이었다.
그래서였는지 학창시절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을 쓰라면, 아버지였고, 장래희망 란에는 농부라고 적었다. 그러나 이 씨는 더 이상 부산에서 농사일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 아버지의 농토이던 낙동강 일대 농지가 이명박 대통령이 추진한 4대강 사업에 고스란히 편입되었기 때문이다. 농부에게 농토가 없어졌기 때문에 당연히 새로운 대체농지를 찾아야 했고, 그로 인해 여러 귀농지를 물색하게 되었다. 그래서 당시 강진과 함양, 밀양 등을 발로 찾아다니며 대체농지를 찾았다. 그러던 중 현 딸기하우스 1600평 8동이 매물로 나와 있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강진군귀농협의회 박길우 회장의 도움으로 하우스를 인수하게 되면서 귀농했다.
이동춘씨는 오랫동안 채소작물에만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딸기는 생소하였고, 인수 후에는 주 작물로 애호박을 재배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잘 갖추어진 딸기하우스에는 딸기양액시설이 되어 있었고, 모종까지 준비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이 씨는 준비가 되어 있으니 한번만 해보고 애호박으로 바꾸자는 마음을 먹고 그대로 딸기 재배를 시작했다. 그런데 첫 해 딸기 재배에서 대박이 나 단번에 스타 귀농인이 된 것이다.
2011년 9월 귀농해서 11월 8일 첫 출하하여 그 해 벌어들인 수익이 딸기하우스를 인수한 금액보다 더 많았다. 이렇게 되자 여러 곳에서 취재를 하러왔고, 귀농의사가 있는 사람들의 모델지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다녀가면서, 갑자기 강진군농업기술센터 귀농유치에도 도움을 준 사람이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씨는 “딸기가 생각보다 괜찮구나, 경제성이 있구나”라고 판단되어 2012년도에는 내내 딸기공부만 하러 다녔다. 농업분야에 대해서 채소라면 20여년을 해왔기 때문에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어 자신했지만, 딸기는 새로운 분야였기 때문에 먼저 공부를 한 후 제대로 뛰어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이 씨는 “양액딸기는 시스템이 되어 있고, 농업기술센터 매뉴얼대로 따라하면 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해온 사람과 경력이 얼마 되지 않은 사람 간 차이가 없다”며 “1년 된 사람이 더 벌수도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 “노하우가 있었다면, 나름대로 장난을 많이 했을 것인데, 처음해보는 작물이고, 모르기 때문에 농업기술센터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여 대박이 났다”고 덧붙였다.
딸기재배는 처음부터 끝까지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사일을 하지 않았던 아내 최혜진씨도 귀농 후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최혜진씨는 부산대 영문과를 졸업한 학사출신으로 유치원에서 영어교사를 하다 그만두고 남편을 따라 강진에 왔다. 올해 중1, 초등4학년이 되는 아이들은 칠량면에 있는 학교에 다닌다. 그렇기에 아내에게 무척 고마움을 느끼는 이 씨다. “강진으로 귀농한다고 할 때 적극 동의해주고, 따라와 주어 고맙다”며 “성실한 사람이어서 정서적으로 빨리 정착한 것 같다”면서 고마움을 전하는 이 씨다.
2012년도에는 어려움도 겪었다. 하우스 시스템을 보완하면서, 4천만 원을 보수비로 지출하면서, 김해에 전세를 내주고 온 아파트 대금을 모두 썼다. 또한, 지난 해 볼라벤 태풍으로 인해 하우스가 반파되었고, 그로인해 복구비로 8천만 원이 들었다. “피해 복구 시 군청 분들과 대민지원 봉사에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는 이 씨는 “오랫동안 농사를 지었지만, 처음으로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구나 라는 것을 이곳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더구나 요즘 같은 추위에는 난방비가 늘어나고 있어서 또 다른 어려움은 계속 직면하게 되지만, “모든 것은 자기하기에 달려 있다”는 자신감과 희망은 오히려 더 커져있다.
현재 딸기를 재배하는 8농가가 (주)고마미지 법인을 통해 출하하면서, 강진딸기의 고품질화와 브랜드화를 추구하고 있다. 강진양액딸기는 현재 강진의 30%를 차지하면서, 타 지역이 토경재배가 거의인 것에 비해 경쟁력 면에서 앞서가고 있기 때문에 미래는 밝다. 거기에 이 씨는 점차 토마토나 애호박 등과 같은 특용작물을 늘려갈 계획을 갖고 있다. 오랫동안 해온 채소농사의 노하우를 통해 어떤 작물이든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강진의 농업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농업형태를 만들어 농업분야를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젊은 농업인 이동춘씨는 남다른 최첨단 농업을 지향하고 있다. 하우스에 뉴IT를 적용하여 무인화시스템화 했다. 생물을 재배한다는 것은 항상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농장을 비우기가 무척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최첨단 시스템을 통해 스마트폰을 이용하여 언제 어디서나 농장의 모든 환경요소를 확인하고 제어까지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설을 적극 권장하고 싶다는 이 씨다.
강진으로 귀농한 이동춘 부부는 귀농협의회를 통해 귀농사례를 공유하고, 성공한 귀농인 답게 강진에 양액딸기 귀농인을 여럿 산출해냈으며, 모두들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 따라서 귀농인들의 애로점에 대해서 묻자 “본인은 크게 어려움이 없었다”면서 “어떻게 생각하면 자기하기 나름으로, 귀농하면 그 마을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마을이장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는 이 씨는 “마을에 와서 마을 분들에게 대접을 두 번 했다”면서 “어르신들이 무척 좋아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마을에 들어온 귀농인이 인사도 없어, 사는지 어쩐지 모르는 사람도 있더라는 말에는 귀농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귀농인들이 지역민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해 강진사람이 되기 힘든 것을 주위에서 본다”면서 “땅을 사려고 해도 지역민이 아니면 잘 팔려고 하지 않는 점도 그 하나다”고 말했다.
이동춘씨는 일찌감치 꿈이 농부였고, 이제 그 꿈을 이뤄가고 있다. 이러한 이 씨를 들어 부산 동창들은 “동춘이 강진 가서 성공했다”며 “자기 꿈을 이룬 사람은 동춘이 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 동창 중에는 일찌감치 은행 지점장을 하는 친구도 있고 사업에 성공한 친구도 있지만, 유독 자신더러 성공했다고 하는 이유는 어려서부터 가졌던 꿈을 그대로 키워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이 씨는 젊은이들에게 “농사가 됐건 뭐든 하고자 한다면 말리고 싶지 않다”고 덧붙인다. 또한 “농촌이 살기 좋은 태평성대는 그 농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지, 모든 농부가 다 부자 되고 행복해질 수도 없다”며 “스스로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귀농인들이 귀농을 하기까지는 가족합의가 있어야 하고, 그동안 도시에서의 여러 삶을 버려야 하기 때문에 달라지는 환경적응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는 것을 지역민들이 이해해 줄 부분이며, 강진이 주변에 대도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지리적 여건상 매우 어려운 곳이어서, 귀농 자체만으로는 생활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점을 들었다. 따라서 귀농은 이상만 가지고는 하기 힘들고, 농촌 현실에서 꿋꿋하게 살아갈 자신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만,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동춘씨는 지난해 젊은 우수농업인으로서 일본우수농업현장 방문을 통해 많은 공부가 되었던 것은 물론 농업인으로서 자부심을 처음 느껴봤다고 말했다. 그는 “농업인으로서 우수농업현장을 견학하기는 처음이었고, 그런 기회를 준 강진군에 감사드린다”며 “강진이 좋아서 강진에 살러온 사람이고, 강진에 살면 강진 사람이고, 젊은 농업인들이 강진에 많이 와서 다시 농업혁명을 이끌어 내도록 기성세대가 젊은 농업인들을 이끌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농사는 어차피 땅에서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하고자 하는 젊은이들에게 적극 땅을 양보하여 더불어 지역을 발전시키고, 젊은 농업인이 농업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을 때 강진 농업의 미래는 매우 밝다는 것이다. 또한, 논을 쌀 생산지로서만 보기보다는 논이 있음으로서 습지가 조성되고 환경생태를 보존해 가는 것이라는 점, 이동춘씨는 20여년을 해온 농업인답게 또한 새롭게 공부하는 농업인의 자세로 최첨단 농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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