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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발국조사단과 여연큰스님, 강진의 향토사학가 등이 용혈암 입구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강진 용혈암지, 고려청자 성지의 위상 드러내다!
- 강진 석문리 용혈암지 시굴조사에서 청자불상편 쏟아져 -
강진군은 향토문화유산 제47호 용혈암지 시굴조사를 시행한 가운데, 지난 25일 시굴조사에 대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강진군 도암면 석문리 덕룡산의 남동쪽 산자락에 위치하는 용혈암지(강진군 향토문화유산 제47호)는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으나, 고려시대 백련사(백련결사) 1세 원묘국사 요세(1163~1245년)가 1245년 4월에 용혈암에 기거했다는 기록이 있어 1245년 이전에 창건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용혈암은 2세 정명국사 천인(1205~1248년)를 거쳐, 4세 진정국사 천책(1206-1294년), 7세 진감국사 무외가 기거하였으며 원묘국사와 정명국사는 이곳에서 입적하였다. 그리고 용혈암은 백련사 소속 암자인데, 백련사는 고려시대 8명의 국사를 배출하였던 매우 유서 깊은 대사찰로 당시 백련사와 용혈암의 위상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강진군은 이러한 용혈암의 역사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학술조사를 통해 암자의 규모와 성격을 밝히고자 암자터와 용혈 동굴 내부를 조사하게 되었다. 조사는 강진군의 의뢰와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민족문화유산연구원에서 실시하였다.
실굴조사 결과, 유구는 건물지 2동과, 석열 2기 등이 확인되었는데, 건물지 1동과 석열 2기는 조선시대 건물지와 관련된 유구이며, 건물 내부에서 확인된 적심은 일정한 간격이 아닌 불규칙하게 위치하여 시기를 달리하는 유구가 중복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출토유물은 기와를 비롯하여 청자와 분청자 등이 출토되었는데, 무엇보다 고려시대 대표적인 청자 생산지였던 강진의 위상을 대변하듯 청자 불상편이 다량으로 출토되어 주목되고 있다. 청자 불상은 이전에도 많은 수량이 출토되었으나 정식적인 학술조사를 통해 확인된 예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용혈암지 시굴조사에서도 비록 편으로 출토되었으나 불상의 머리와 몸통 부분 등 많은 수량이 출토되어 국사가 주석하였던 용혈암의 위상과 고려청자의 성지(聖地) 강진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
강진군 박석환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시굴조사를 통해 그동안 문헌상으로만 일부 알려져 왔던 용혈암의 성격, 유적의 중요성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문화재청․ 전라남도와 협의하여 보다 정밀한 발굴조사를 시행하여 용혈암의 역사적 규모와 성격을 밝히고 향후 체계적인 정비 복원을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용혈암지 조사내용
용혈암지는 강진군 도암면 석문리 월하마을 덕룡산의 남쪽 사면부에 위치하며, 옛 지명에는 용혈산(龍穴山)이라 명기되어 있는 곳이다. 덕룡산은 산악지형으로 소맥산 편마암류(PCso)가 가파른 경사를 이루고 있다. 용혈암은 급경사를 이루는 암반지형에 4m 가량의 축대를 세워 인위적으로 편평하게 조성한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조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대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조사는 표토에 우거진 대나무를 제거하자 토사 퇴적량이 적은 부분에서 일부 기단과 석축이 노출되었다. 지표에 노출된 석열과 축대를 기준으로 석열과 직교하는 방향으로 너비 2m의 ‘＋’ 트렌치를 설치해 조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과거에 청자불상이 확인되었다는 용혈 내부를 동서 방향으로 너비 1m로 트렌치를 설치해 조사를 실시하였다. 층위는 표토층과 적황색층(기와＋자기＋소토)으로 구분되며, 적황색 사질점토층은 기단토로 기단의 외부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
조사 결과 유구는 고려시대·조선시대에 해당하는 건물지 2동과, 석열 3기, 용도미상의 단 등이 확인되었다. 유물은 건물지의 경우 조선시대 평기와와 도자기가 중심을 이루며 고려청자는 소량 출토되었다. 용혈 내부에서는 청자불상편이 다량 확인되었다.
1. 건물지 1
건물지 1은 지표상에 노출된 석열을 기준으로 석열과 직교하는 방향으로 너비 2m의 트렌치를 남-북 18m, 동-서 28m로 설치한 후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결과 매몰된 북측 기단열과 동측 기단열이 확인되었다. 서측 기단은 유실된 상태로 건물지 내·외부의 토층 변화가 관찰된다. 서측 기단이 유실되기는 하였으나, 남아있는 기단열을 이용하여 건물의 규모를 추정하면 북동-남서의 장방형으로 정면은 15.1m로 추정되며, 측면은 11.7m이다. 기단 내부에서 적심이 일부 확인되나 시굴조사의 한계로 건물의 정확한 칸수는 알 수 없다. 기단의 외부는 조선시대 평기와와 분청사기편이 확인되고 있다.
2. 건물지 2
건물지 2는 동-서 트렌치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트렌치의 동쪽 끝에서 노출되었다. 노출된 건물의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남-북 방향으로 트렌치를 확장하였다. 조사결과 기단은 동측 기단과 남측 기단열이 일부 노출되었다. 기단의 내부로 적심이 일부 확인된다. 기단의 외부에서 고려시대에 해당하는 평기와류가 다량 출토되었으며, 청자 나한상의 몸통 부분이 출토되었다. 현재 남-북 298cm, 동-서 110cm의 대략적인 규모만 파악되었을 뿐 시굴조사의 한계로 건물의 크기는 알 수 없다.
3. 용혈
용혈에 대한 조사는 용혈 입구에서 5m 정도 떨어진 곳에 너비 1m의 트렌치를 설치하여 실시하였다. 용혈 내부의 층위는 크게 5개의 층위로 구분된다. 바닥면은 현재 150cm까지 하강한 상태이며, 내부에서 청자 불상편과 기와류가 출토되었다.
4. 기타 유구
남-북 트렌치 조사과정에서 석열 3기와 용도미상의 단이 확인되었다. 1·2석열은 모두 1 건물지의 동-서 기단 외부에서 노출되었으며, 1석열은 지표상에 노출된 석축과 연결된다. 3석열은 동-서 트렌치의 서쪽 끝에서 노출되었다. 시굴조사의 한계로 석열의 정확한 성격은 파악할 수 없으나, 1·2 석열의 경우 석열의 외부에서 조선시대 평기와류가 확인되고 있어 조선시대 유구로 판단된다. 용도미상의 단은 지표상에 노출된 상태로 확인되었다. 정확한 조성시기는 단에 대한 하부조사가 이루어져야 파악될 것으로 판단된다.
조사단장 :한성욱(민족문화유산연구원장)외 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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