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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천벽력 학교설명회 : 지난해 개교 50주년 다양한 행사를 개최했던 성요셉여고가 줄어드는 학생수와 교육현장 여건 변화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 지난 22일 학교 시청각실에서 열린 학교설명회에서는 무거운 정적과 탄식이 흘러 나왔다. |
학교 문 닫게 된 성요셉 여고
해마다 신입생 감소 현상··· 교육정상화 힘들어
노헤레나 교장 “세계적인 추세이며 죄송스럽다”
학부모 “하나 둘 전학가면 남아 있는 학생 마음은···”
성요셉여자고등학교(교장 노헤레나)는 3월 22일 오후 5시 30분 학교 시청각실에서 학부모 총회 및 학교설명회를 열고 150여 명의 학부모 앞에서 내년부터 학생모집을 하지 않겠다고 말해 충격을 주었다. 이날 노헤레나 교장은 “학교현황 경과보고를 드리겠다”고 운을 뗀 후, “지난 해 개교 50주년을 맞이한 이 학교는 49회 졸업생 10,40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고 말하고 나서 “그러나 전남도 3%의 학생인구 때문에 2011년부터 교육정상화가 되지 못했다”며 “더 이상 신입생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노 교장은 “성요셉여고는 사립이고 카톨릭 글로벌 학교이기 때문에 1개 군에 1개 고교를 육성하는 거점고 지정의 흐름과 함께 이미 그 대상이 되었다”며 “올해도 아슬아슬하게 신입생 3개 학급을 모집했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노 교장은 이어 “해남고의 경우에도 9개 학급에서 8개 학급 밖에 모집이 안 되었다”며 “언제까지 시소게임을 할 수는 없는 일이며 전남을 비롯한 한국사회의 현상이다”고 말해 시대의 흐름을 강조했다. 노 교장은 안간힘을 썼으나 3학급 밖에 모집할 수밖에 없었다는 말을 거듭 강조하면서 처음에는 18학급이었던 학교가 지금은 12학급이라는 점도 애써 강조했는데, 신입생을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학교 측 결정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해 나갔다.
이 같은 노 교장의 말에 150여 명의 학부모들은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 속에서 계속 청취하는 모습이었다. 노 교장은 “가장 죄송한 것은 여기 계신 학부모들이다” 며 “교육지원청과 조율해서 결정된 일이다”라고 말해 사실상 학교 폐쇄에 대해 단정을 지어놓고 통보하는 발언으로 비쳐졌다.
노 교장은 “경기도나 광주에도 학교가 줄어들고 있다”며 “큰 그림 생각에서 신입생 안 받는 것을 결정한 일이지만, 그러나 재학생들이 좋은 과정에서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불안해하고 있어 21일 학교 방송을 통해 말했다는 것도 덧붙인 노 교장은, “다들 소식을 듣고 불안해하고 있지만 지금 363(재학생) 명을 잘 키울 수 있도록 믿고 힘 되어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학부모 의견을 다 듣고 꾸중을 듣겠다, 아이들이 부모의 불안을 보면 안 좋다, 후배 안 받는다는 말이 무성하면 학교가 더욱 불안해 진다, 등의 말로 학부모의 동요를 걱정한 노 교장은 “다음 주 가정방문을 통해 안심 시키겠다”며 “더 좋은 방법을 택해서 3년 과정을 마치도록 하겠다”고 말해 학교 폐쇄에 따른 어 떤 대안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천명을 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이미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는지 조금도 동요없이 경청만 했다.
노 교장은 결론적으로 “그러나 성요셉여고나 힐튼 어린이 집은 법인의 땅이니 만큼 강진지역에 계속 또 다른 멋진 모습을 보이겠다”며 “모교 기념관 등을 짓도록 하겠다”는 말과 함께 거듭 지역사회에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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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설명회 |
성요셉 여고 문 닫는 말에 학부모 ‘반발’
학부모 “거점고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문제”
노헤레나 교장 “공부방, 상담소, 청소년 캠프 등을 할 생각”
“중요한 것은 아이가 없다”고 강조하기도
노 교장의 발언이 끝나자 3학년 학부모가 가정 먼저 질문 공세를 펼쳤다. 그는 “거점고를 살리기 위해 꼭 강진고가 하라는 법은 없다”며 “강진고 갈 학생이 있고, 성요셉여고을 갈 학생이 있는데 거점고를 위해 희생한다는 것은 문제이다”라고 말했다. 그 학부모는 “이렇듯 좋은 학교가 남아 있는 것은 바람직하며 꼭 강진고를 보내야한다는 법은 없지 않느냐”고 묻자 노 교장은 “성요셉여고는 강진의 중하위권 학생이 오는 곳이지만 그동안 그 학생들이 진로진학을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남아선호 사상 때문에 여중보다 남중에 1학급이 더 있는 상태”라고 답변했다. 노 교장은 이어 “그래서 순수여고를 지키기가 힘들었고 남녀공학도 한계를 느꼈다”고 덧붙였다.
노 교장은 국가가 공립위주의 거점고 정책을 펴기 때문에 그 갭을 줄이기가 힘들었다는 말과 함께 각 군에 1학교로 통폐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서 3년 후 2015년이 되면 분교가 되어 과목이 2과목 되므로 전문성이 결여된다는 말도 강조했는데, 이는 소규모 학교로 결론이 나면 학생들이 힘들어진다는 것이었다. 노 교장은 애써 ‘우리는 수도자’로서 50년간 봉사를 해왔으며 우리도 이렇게 결정할 때는 가슴이 매우 아픈 일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질문에서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이냐고 묻고, 3학년이 떠나고 2학년이 떠나면 1학년만 가지고 타산이 맞지 않을 텐데 그 대책은 무엇이며 어떻게 가르칠 수 있는지 물었다. 이에 노 교장은 “1학년이 제일 걱정이다. 그러나 교사봉급은 교육지원청에서 다 나오므로 문제가 없다”며 “전기료만 해도 1억으로 운영비가 많이 들지만 교과부에서 다 지원을 해주고 있다”고 답변했다. 노 교장은 이어 “고등학교가 1학급일 때 국가가 어려움을 느끼고 파견교사를 보내는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교육지원청에서 3년을 다 지킬 것인지, 아니면 거점고로 진학을 할 것인지에 대해 원하는 만큼 지원해주겠다는 언급도 있었다”며 “3학년 때 거점고로 갈 때 내신점수도 차별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학생들을 위해서 해남이나 장흥으로 전학을 갈 수도 있고, 전학을 했을 때 새로운 환경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학교에 남은 학생들은 잘 품어서 잘 하겠다는 말도 덧붙인 노 교장은 “이에 따른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의견을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1학년에 입학을 시킨 한 학부모는 “일방적 통보이다”며 “이런 말을 들으려고 온 게 아니다”고 항변했다. 그 학부모는 “국가시책도 중요하지만 아이들 마음이 더 중요한데 뭔가 보여 달라”며 “울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요즘은 아이들을 많이 낳으려고 하는 풍토인데 어떻게 안 되겠느냐”며 울음을 터뜨릴 만큼의 목소리로 다리를 동동 굴렀다. 부모가 이사를 가면 몰라도 옆자리가 비어갈 때 아이는 심리적으로 어떻게 되겠느냐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노 교장의 답변은 한결같았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없다는 것이고 이미 초등학교에서 겪은 일이며 거의 진학을 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어 더 결속력 있게 잘 키우겠다는 답변에서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음을 확인케 했다. 조그마한 학교도 살리려고 하는 데 12학급이나 되는 학교에서 막무가내로 폐쇄시킨다는 말에도 노 교장은 “전남도는 섬이 많고 면단위 중학교도 3-40명 밖에 안 되는 곳이 많으며 어린이집도 많이 문 닫고 있다”며 초등학교 역시 10자리도 안 되는 학교가 많다“고 말하고 ”이는 강진의 문제이자 전남의 문제이며 한국의 문제이다“라고 답변해 더욱 폐쇄 방침의 의지를 밝혔다. 또 ”세계적인 추세이며 인구대비 고령화 시대와 함께 젊은이들이 역 피라미드 상황이고 학교통합은 현명한 일이다“라고 답변을 끝냈다. 송하훈 기자
성요셉여고의 연혁
1947년 금릉중학교로 개교한 후 1962년 3월 성요셉금릉학원으로 제단이 이양됐다. 초대교장으로 토마스아퀴나스 수녀가 취임했다. 1962년 11월 성요셉금릉여자가정고등학교 6학급을 인가받았고, 2002년 3월 성요셉여자고등학교로 개명했다. 2005년 3월 현 제4대 교장 노헤레나 수녀가 취임했고, 2008년 9월 현 재단이사장 오세향 수녀가 취임했다. 2010년 7월 보통과 18학급으로 학칙변경인가를 받았고, 2013년 2월 제49회 졸업생 156명이 졸업했으며 졸업생 수는 총 10,407명이다.
교훈은 ‘하느님과 나라를 위하여’이고 교감 윤관석 외 교사 38명, 사무직원 6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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