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머문 자리가 아름다워야 (1)
청렴(淸廉)하게 사는 공직자 상(公職者 像)
필자가 어느 날 강진에서 서울행 고속버스를 타고 가던 중간 휴게소(休憩所) 화장실 변기통 눈앞 정면에 써진 글이 너무 좋아 외워두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다’는 이 말의 의미(意味)를 차창 밖을 내다보면서 한참이나 곰곰이 생각해봤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한 세상 살아가는 동안 자기와 가까웠던 사람이나 사회에 명성(名聲)을 남긴 한 시대(時代)분들의 무수한 사람을 대하면서 자기 나름으로 깊이 생각 해 보게 됩니다.
그 무수히 많은 자리에 머물었다가 간 자리는 한동안 멀리 떠나있어도 잊혀 질 수 없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크게는 반평생 동안 한 직장에서 만난 동료나 사업하던 거래처 그리고 도와준 분이나 사기치고 간 사람, 또 사회에 좋은 자국을 남기고 간 훌륭한 분들, 그런 사람을 우리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람은 한 세상을 살아가며 남에게 부끄러운 짓을 남기고 떠나는 자리보다 그 사람이 남긴 훌륭한 업적으로 아! 그 분 참 존경스런 분이셨는데 아깝게 떠났다는 말을 남겨야 하겠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전직 대통령의 한분의 경우) 백성은 안중에도 없고 개인의 영달(榮達)과 사리사욕(私利私慾)의 탐욕(貪慾)만을 위해 자신의 직위(職位)나 명예(名譽)를 저버리고 부정한 방법으로 공금을 횡령(公金橫領)하며 악취(惡臭)와 혐오감(嫌惡感)만을 남기고 떠나는 자(者)가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한 낯짝으로 큰 행사에까지 모습을 나타내는 덜된 인간도 봅니다. 이 자가 과거 백담사에 가 부처님 앞에 뭐라고 빌었을까? 의문이 되기도 합니다.
참으로 그런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구역질이 나고 개탄(慨嘆)치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아무리 낮고 보잘것없는 자리에 머물었던 사람도, 그가 떠난 자리에 품신(稟申)과 향기(香氣)가 남는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분명히 성공한 분이 틀림없겠지요. 그러나 떠난 자리에 악취(惡臭)만 풍긴다면 그 사람의 인생에는 크게 실패한 것이 분명합니다.
더구나 오늘 날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들 속에는 부정으로 재물을 모아 호화롭게 살아간다 하더라도 같은 동료나 주위사람들의 경멸(輕蔑)과 대중들의 혐오(嫌惡)를 받는다고 한다면 하늘이 부끄러운 짓이며 세상 사람들 앞이나 자기 조상과 자손에 부끄럽지 않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인간의 기본 품성인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조차 잃은 실성(失性)한 인간이 되지 말아야겠지요. 그와 정 반대로 청렴(淸廉)하게 살아가는 일반 공직자(公職者)들도 많이 봅니다. 미국에 한 판사가 워싱턴 시장까지 역임했던 전기를 읽고 그 실례(實例)를 여기에 밝혀봅니다.
한 노인이 빵을 훔쳐 먹은 죄로 재판을 받는 법정에서 판사가 “늙어가지고 염치없이 빵을 그리도 훔쳐 먹고 싶던가요?” 이 때 노인이 눈물을 글썽이며“사흘을 굶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무것도 안 보였습니다.” 판사가 그 대답에 말문이 막혀 한참 고민하던 후에 판결하기를 “빵을 훔친 절도행위(竊盜行爲)는 10달러에 해당합니다.”라고 판결한 후 땅 땅 땅 쳤습니다. 방청석분들이 너무한다고 수군거릴 때였습니다. 그때 판사가 자기 지갑에서 10달러를 꺼내며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 벌금은 내가 내겠습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내가 좋은 음식만 너무 많이 먹은 죄에 해당되는 벌금입니다. 이 노인 앞에서 참회(懺悔)하는 마음으로 대신 내는 것입니다.” 이어서 판사는 “이 노인은 이후 이 재판정을 나가면 또다시 빵을 훔치게 됩니다. 그러니 여기 모이신 방청객 여러분도 그동안 좋은 음식만 많이 먹은 대가로 이 모자에 조금씩이나마 돈을 기부해 주십시오.” 라고 말 했을 때 그 자리에 모인 방청객들이 실시일반으로 모금하니 무려 24달러나 되었습니다. 이 명 재판관은 나중에 미국 워싱턴의 시장까지 했다는 실례의 전기(傳記)를 읽으며 우리나라에도 오늘날 더럽게 오염(汚染)된 관직에 현실을 실감하며 그런 참신한 판사가 나와야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다산 정약용선생의 ‘목민심서’ 48권중 72쪽에 청심(淸心)과 절용(節用)이란 조항이 있지요. 청심은 바로 맑고 깨끗한 마음이니 공직자는 청렴한 마음을 지녀야한다는 뜻이며, 절용은 예산을 아껴서 사용하라는 뜻은 국민의 혈세인 공금(公金)이나 공적 재산을 아끼고 절약해야만 국가와 자치단체의 경영이 유지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산은 목민관의 본무(本務)이고, 절용은 목민관의 수무(首務)라고 선언했습니다. 다산선생은 “공공의 재산을 사적인 재산처럼 아껴야 현명한 목민관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 날의 공직자의 비리(非理)가 너무 엄청날 정도임을 개탄해 보면서 필자가 직접 겪은 과거 일 하나를 여기에 밝혀봅니다.
필자가 과거 1970년대 초에 우리나라가 일본과 수교이후 무역업 당시 우연히 일본 규슈에 시모노새끼(하관 모지 항구) 어시장에 공판현장을 새벽에 구경간 일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한국에서 잡아온 장어와 도미 등 살아있는 활어생선을 경매에 붙이는 한 한국인 (이 창순)분을 만나 말을 나누던 중 아직도 이 분의 말이 기억되는 대목이 남아있습니다.
“우리 배는 활어선(活語船)으로 배 밑창에 생선을 살려서 싣고 와 경매에 붙여야 제값을 받을 수 있기에 일본 검역소 직원인 공직자가 세관장 직인을 새벽에 직접 현장까지 들고 나와 그 자리에서 바로 확인 후 결재해 준다.”는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서는 당시 상상도 못하는 말이었거든요. 우리나라가 당시 과도기 때라서 공직자들의 비리(非理)가 엄청나 돈을 건네지 않으면 성사되는 일이 없고, 유행어로 불교의 ‘사바사바(소원성취)’ 로 뒷돈을 줘야 공공연히 통했고, 법조계에서는 유전무죄(流轉無罪), 무전유죄(無前有罪)라는 유행어가 지금 시대에까지 내려오는 현실입니다. 이번 ‘박 근혜’ 새 정부에서는 이런 부정의 뿌리를 사회 전방에서 뽑아야하는 일이 급선무로 나라기강을 바로잡고 정직만이 통하는 사회가 우선임을 절실히 느껴봅니다.
다음기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