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경운기 음주운전, 단속법규 만들어야 안 죽는다
마량파출소 문상민 경관
이제 바야흐로 농번기철이 다가오고 있다. 벌써부터 논과 밭은 각종 모종과 씨앗이 뿌려지기 시작한다.
이 시기 현장 경찰들은 가장 안타까운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농기계 교통사고. 경운기 등 농기계 사고 방지를 위해 강진경찰서를 비롯 전국의 경찰관들은 예방홍보에 혼혈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안 줄어 든다. 어떻게 해야 할까?
도로 위를 통행하는 수많은 종류의 자동차, 우마 등은 교통사고에 노출되어 있다. 그 위험에 경운기는 어떨까? 약자이다. 다른 승용차나 원동기장치자전거 여타 운송기관에 비해 속력이나 구조상 약자인 것이다.
약자인 경운기. 외관상 뿐 아니라 그것을 운전하는 자는 더 약자인 경우가 많다. 대도시에서 경운기가 도로위를 바삐 갈 일은 없겠고, 시골에서 70세 이상 되는 어르신들이 이 시기 5~6월에 도로에 나와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다. 그런 노인들이 아는 것처럼 일하러 가서 술 한잔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술이 일하는 데 약간의 촉매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안 마셔 본 사람은 모른다. 그러나 이동하지 않고 지정된 장소에서 마시고 끝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으나 이동을 해야 할 때는 술 기운에 일하는 거 하곤 많은 차이가 난다.
그런 음주운전을 해도 경운기 운전자는 처벌이 되지 않는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라고 해도 일말의 긴장감도 죄의식도 없이 술을 마시고 경운기 운전대를 잡는 습관은 나라가 인정했기 때문에 더 어렵지 않다. 심지어 경운기와 차가 부딪히면 술 드시고 중앙선 침범해도 경운기 운전자는 떳떳하다며 그 상대방인 자동차 운전자는 도로 위 경운기의 특혜를 두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도로교통법 제2조 제17호 ‘차’의 정의에 경운기는 없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 18호 ‘자동차’의 정의에 경운기는 없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 19호 ‘원동기장치자전거’에 경운기는 없다.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의 음주운전 대상인 ‘자동차 등’이란 자동차와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말하므로 경운기는 여기에 해당할 수 없다.
고로 경운기는 음주운전 대상이 되지 않는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처벌이 능사는 아니라고 하겠다. 하지만 처벌 없는 가해자의 도로 위 무법 행위를 무고한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떠 넘겨야 하는 현실은 뼈 아플 뿐이다. 농기계도 도로위에 올라오면 자동차와 똑같이 사고예방의무를 져야 한다. 술 먹어서 사고위험에 노출 되면 나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사실은 운전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이고, 그로 인한 사회적 책임은 입법자들이 현명하게 고려해야 할 문제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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