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옛날에는 밭둑에 널려있는 게 고려청자 파편이었지요”
강진고려청자 발상지 당전마을 조규롱(65)이장
당전 마을은 청자박물관이 있는 마을이다. 그러므로 청자박물관과 나란히 여계산(女鷄山)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여계산이 알을 품고 있는 듯한 모습이어서 풍수지리상 금계포란(金鷄抱卵) 형국이다. 바로 이곳에서 그 유명한 고려청자가 구워졌다.
“어렸을 때 기억하기로는 항동(정수사가 있는 마을)에서 청자를 굽다가 성수기 단계에 당전마을로 내려왔다고 들었습니다. 바로 당전마을에서 좋은 작품을 만든 것이지요. 그래서 이쪽으로 가마터가 즐비합니다.”
청자박물관이 생기기 전에는 어느 지역보다 척박한 땅이었던 당전마을. 용운리 저수지가 생기기 전에는 모두 밭이었고, 그 밭들도 순전히 돌이 많은 돌밭이었다. 그래서 가난하게 살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살면서 당전사람들은 청자파편까지 귀찮아 밭둑에 쌓아놓기까지 했다. 논이라곤 구경조차 힘들었던 그 시절에는 모두가 밭곡식에 의지해 살 수밖에 없었다.
“일본 사람들이 자주 드나들면서 도굴을 해갔지요. 여기 사람들도 돈 많이 주니까 팔아먹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고요. 도굴꾼들은 고려장했던 곳이나 주로 큰 묘를 창으로 쑤셔보면서 소리가 이상하게 나면 파헤쳐서 많이 가져갔다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조규롱 이장님의 말은 계속 청자로 이어졌다. “지금도 청자파편이 하나씩 나오기도 합니다만 옛날에는 많았지요, 고물상들이 많이 와서 파헤쳐가며 가져가기도 했는데, 발굴작업이 이뤄진 뒤로는 전혀 없어졌습니다”
당전마을은 한마디로 상전벽해의 마을이다. 서숙밥, 고구마로 끼니를 이을 수밖에 없었던 마을에 청자박물관이 지어지면서 땅값이 배로 뛰었고, 당전마을 출신 (특히 이용희 청자장을 비롯해 여러 도공)들이 청자재현에 힘쓰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화제 보호법 땜새 멧둥 하나 제대로 쓸 수가 없어 주민들의 불만이 많습니다. 200여 군데가 청자가마터이니 옴짝달싹도 못할 지경이지요. 어떤 사람은 포클레인으로 논을 고르다가 징역까지 갔습니다. 밭을 논으로 바꾸기 위해 그랬는데, 원형을 훼손시켰다고 말입니다. 그래서 문화재보호법은 악법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당전마을은 살기좋은지역만들기 사업에 선정되어 7동이 한옥지붕으로 개량했고, 앞으로 도로정비는 물론 승강장, 담장개량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그러나 마을회관이 다목적회관으로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것만 된다면 더욱 좋은 마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조규롱 이장은 힘주어 말했다. 조규롱 이장은 김홍남 여사와 1남 3녀를 둔 다복한 가정의 가장이기도 하다.(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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