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만과 120여개 어장을 눈 감고 그릴 수 있지요”
35년 강진만과 함께 살아온
조정일 해양수산팀장
오는 12월에 35년간의 공직생활을 접고 퇴직하는 강진군 조정일 해양수산팀장은 강진만의 살아있는 증인이다. 79년 12월에 입사한 조팀장은 강진군 식산과 수산계에서 근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수산업무에만 종사해왔다. “사내, 만덕, 신기 간척사업을 하기 전에는 강진 어민들이 바지락, 꼬막, 김양식에만 의존해 왔었어요. 그러다가 간척사업으로 인해 조류소통이 느려짐에 따라 김양식이 안되었지요. 김양식을 하기 위한 천여 척의 채취선이 강진만을 휘젓고 다녔는데, 조류소통 때문에 그 절반으로 줄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김양식장을 새꼬막 양식장으로 변경해서 해보려고 했지만 종패가격이 고가임은 물론 초기단계이다보니 빚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민들로서는 위기에 봉착한 셈이었지요.”
조팀장은 그 때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면서 이제 바다에서 못하게 되었다면 육상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해야 되지 않느냐는 발상을 하게 되었다. 그것이 어류양식과 전복양식이었고, 그 두 가지를 통해 위기를 극복으로, 극복을 고소득으로 끌어올릴 수 있겠다는 확신 때문에 대구면 남호리 주민들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가졌지만 누구 하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전복 한 번 먹어본 사람조차 없었다. “그래서 어촌지도소에서 전복양식 비디오를 보여주며 설득했지만 출발을 못했지요. 2년째 지원금을 이월시켜가며 마량 박모씨와 권모씨를 설득, 전복양식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막상 성공하자 어민들이 너도나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출발한 전복양식장이 11군데이고 현재 신청자만도 4-5명입니다. 지금은 전복양식도 더 발달되어 아예 육상에서 탈피하여 바다 속에서 기르는 가두리양식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팀장은 욕심을 더 냈다. 소득사업도 소득사업이지만 한편으로는 어촌관광사업을 추진해서 체험장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러나 입장료와 숙박비만을 받아가지고는 소득이 되질 않았다. 다시 오게 하는 전략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반지락이나 고구마를 선물해서 관광객들이 강진의 음식맛을 알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어요. 나중에는 주문이 쇄도해서 물건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조팀장은 이 밖에도 연안기반시설을 위해 50억원을 신청, 강진만어장 정리사업도 해냈다. 당시 해양수산부에서 현지를 살펴보고 180억원을 지원해준 것이었다 “그 덕에 강진만은 해수가 원활하게 유통되었고, 소형어선이라도 썰물시 올라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조팀장은 결국 이러한 일은 군수님께서 이끌어주시니까 따라 하는 일이었다며 애써 손사래를 쳤다. 강진의 어민들이 잘 살수 있는 방법이 뭐냐고 묻는 질문에 “앞으로는 강진어민들이 생산에서 가공까지 해야 합니다. 매생이가 그같은 결과입니다”라고 말하면서 “이제 공직을 떠나지만 강진에 막 와서 불법어업 지도단속을 매일 맡을 때가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미안한 마음이지만 바다속을 싹쓸이하는 고대구리는 막아야겠기에 악역을 했습니다.” 조팀장은 이어 “35년간 별 탈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강진군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퇴직하면 4백여점의 분재를 가꾸며 진짜 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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