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대신해 준 나눔

김옥애 동화작가 ‘흰민들레 소식’ 출간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 달의 우수작품상 수상작’

작가의 창작실이 있는 강진의 ‘가우도’ ‘도예학교’가 배경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자 가우도 출렁다리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주차장에 세워둔 후 다리 쪽으로 향했다. 우리 마을과 가우도를 잇는 다리는 바다 위에 뜬 긴 싸리 울타리처럼 보였다.

‘흰민들레 소식’의 첫 문장이다. 강진출신 동화작가 김옥애씨가 동화책 ‘흰민들레 소식(청개구리 刊)’을 펴냈다.

김옥애 작가는 이번 동화책에서 두 번째로 강진을 소재로 동화를 썼다는 점에서 일단 돋보이는 작품이다. 더구나 이 작품은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 달의 우수작품상 수상작’이기도 해서 김옥애 작가가 중격작가 다운 작품을 선보인 셈이다.

김옥애 동화작가는 “민들레는 봄에 피는 꽃으로 봄이면 길가나 밭둑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노란민들레는 흔하지만 흰민들레는 조금 보기 드물다”고 말했다. 드물다는 것은 귀하다는 뜻으로 귀하기 때문에 주인공 엄마는 흰민들레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엄마는 흰민들레 씨앗을 혼자 차지했고, 누군가와 함께 나눌 생각 전혀 없다. ‘나눔’이란 내가 조금 덜 가진 것, 누군가를 위해 내 것을 내놓는 일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콩 한 조각도 나누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자기 입 먹기도 부족한 콩을 여럿이 나누어 먹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나눔’이란 말은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말이다.

김옥애 동화작가는 “나눔은 또 실천으로 옮겨져야만 사랑이 싹틀 수 있다”며 “그 실천이 어렵기는 하지만 좋은 친구와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동화에서는 엄마가 실천하지 못한 ‘나눔’을 바람이 대신해 준 내용이다. 바람의 ‘나눔’으로 피어난 흰민들레꽃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 곧 ‘흰민들레 소식’이다. 이 동화책을 다 읽고난 손간, 흰민들레꽃이 진 자리에 분명 나눔의 씨앗이 오롯이 맺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선태 목포대교수이자 시인은 “김옥애 동화작가는 강진을 소재로 한 동화를 쓴 점이 특이해서 작품의 선명성과 비중이 컸다”며 “특히 청자 보물선 이야기를 통해 청자이야기를 한 작가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김옥애 작가는 강진에서 태어나 1975년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되었고, 197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너는 어디로 갔니?」가 당선되었다, 32년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명예퇴직을 하였으며 장편동화 「들고양이 노이」로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했다. 단편동화 <늦동이>로 광주일보문학상, 장편동화 「그래도 넌 보물선이야」로 2010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수상 및 한국불교아동문학상을 받은 바 있다.

김옥애 작가는 현재 광주에서 지내며 가우도가 있는 강진을 오가며 동화를 쓰고 있다.

송하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