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에는 강진 음식으로 상차림하자

강진군청 주민복지과 위생팀 김연수

며칠 후면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설이다. 설에는 차례 상에 올릴 음식과 세배 온 손님에게 대접할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는데 이를 통틀어 세찬(歲饌)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설이 다가오면 집집마다 세찬 준비로 맛있는 냄새가 진동하고 음식을 만들면서 왁자지껄 웃는 소리로 명절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르곤 하였다. 더불어 설날 아침에 먹을 떡국을 준비하기 위해 가래떡을 사이에 두고 가족들이 모여 앉아 떡을 어슷어슷 썰면서 도란도란 정담을 나누는 진풍경을 흔히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런 모습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대신 마트 등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파는 음식이 명절 밥상 한 쪽을 차지하고, 떡국도 마트나 방앗간에서 미리 만들어 둔 떡을 두어 끼 분량 구입해서 설날 아침에만 간단히 해먹는 집이 늘고 있다.

간혹 솜씨 좋은 어머니들이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을 장만한다 해도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진 자녀들에게 외면당하기 일쑤다. 아마‘세찬’이라는 말도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단어로 느껴질 것이다. 그만큼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과 넘쳐나는 퓨전 음식 속에서 우리 민족의 전통 음식문화 또한 급속히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든다.

그래서 필자는 올해 설에는 가족과 친지, 이웃들이 함께 둘러 앉아 강진에서 나는 식재료로 세찬을 손수 만들어 보길 권하고 싶다. 핵가족화로 가족이 모이기가 여의치 않거나 직접 만들기가 번거로우면 상차림만이라도 재래시장이나 관내 식품제조 가공업소에서 만든 전통 명절음식을 구입해서 설날 분위기에 맞게 차렸으면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우리 민족 고유의 미풍양속을 이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며, 자녀들에게 전통적인 명절 음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 지역의 영세 식품제조 가공업소의 경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설 성수용품을 취급하는 대표적인 식품제조 가공업소는 떡방앗간이다. 강진군에서는 지난해 관내 영세업체를 대상으로 떡방앗간 시설 및 위생환경 개선을 추진하였다. 군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제조업체의 위생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지난 1월 6일부터 17일까지 전라남도와 시군이 합동으로 실시한 설맞이 식품제조 가공업소 특별 점검에서 우리 군의 떡방앗간 위생상태가 타 시군에 비해 양호한 것으로 평가받아 도내 우수 수범사례로 선정되었다. 이는 설 성수용품 또한 위생적으로 잘 만들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생각하니 관내 제품에 대한 깊은 신뢰감이 생긴다.

올해 설에는 지역 떡방앗간에서 강진 쌀로 만든 떡에 굴이나 황금닭으로 국물 맛을 내고 노란 고명으로 멋을 낸 강진 떡국을 만들어 보자. 여기에 식혜와 강정 등 전통 음식과 매생이, 수제식 김, 착한한우 등 강진 특산물로 만든 반찬을 곁들인다면 맛의 1번지 강진만의 훌륭한 설 상차림이 될 것이다. 가족과 친지, 향우들이 오랜만에 둘러앉아 정과 웃음을 나누는 훈훈한 명절에 감칠 맛 나는 강진 음식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