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강진문화원의 새 출발을 기대한다
그동안 강진문화원은 문화를 꽃피우기에 앞서 살육의 현장이었다. 고소고발도 부족해 사무국 직원들을 해임시켰고, 그것도 부족해 1년 뒤 전남도청에 감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고소고발을 하기 전, 5차례에 걸친 인신공격과 인권유린도 서슴지 않았다. 이 시대에 구경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이 자행된 것이다.
그 같은 일은 정관을 무시하고 정부와의 계약조차 무시된 말 그대로 목불인견의 현장이었다. 그러나 그 뒤로도 마찬가지였다. 원장이 바뀌자 직원들은 수시로 바뀌었고, 결국 규정대로 일을 하지 않아 원장은 낙마하고 말았다.
지금까지 문화원이 파행적으로 운영되어온 실체는 바로 그런 사실 때문이었다. 문화를 하기 이전에 인간이고 싶은 절규조차 무시된 공포의 세계가 바로 지난 날 문화원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전국문화원연합회 사무총장에게 준 선물조차 연합통신에 터트릴 만큼 잔혹사가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정관대로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법 앞에 온전할 수 없다는 판시가 대법원에서 내려짐에 따라 10년이 지난 오늘날에서야 비로소 문화원이 새출발하게 되었다. 윤창근 단독후보가 10일 전체총회에서 인준을 받았기 때문이다.
강진군민들은 이런 새 출발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고소고발이기 이전에 정관과 규정을 지키는 문화원, 갈등보다는 폭넓고 기탄없는 대화가 있는 문화원, 무엇보다도 문화인을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인의 요람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윤창근 신임 원장은 수십 년 동안 문화 활동을 해 온 분이다. 누구보다도 문화인의 입장과 처지, 그리고 예술인들이 추구하는 본질을 이해할 분으로 사료되기에 그에 따른 기대가 크지 않을 수 없다.
문화를 입에 올리기 전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다. 한석봉처럼 천하의 명필을 써도, 미켈란젤로처럼 천하의 명작을 만들어도 인간 그 자체가 되어 있지 않으면 혼이 없는 명필 명작이 되고 만다. 문화와 예술을 잘하고 말고가 아니라 문화예술을 하는 이에게,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군민과 회원들을 도와주고 제공해 주는 것이 문화원 본연의 일임을 잊지 말아주기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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