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면 오산마을에 사는 임인숙(53)씨는 지난 9월 12일 강진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제4회 농업인 위안 한마당 행사에서 우수부녀회장 표창장을 받았다. 마을 부녀회장을 어느새 9년째 맡고 있는 임씨에게도 그러나 농촌이 어서 떠나고 싶고 힘든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을 보내고 지금은 농촌에 살아 너무 행복하다는 그녀다.
임씨는 31년 전 성전면 오산마을 김정일(62)씨에게 시집왔다. 20대 초반 꽃다운 나이에 서울에서 농촌으로 시집온 임씨에게는 농사일이 전혀 생소하고 힘들어 울고 지내는 날이 많았다. 더구나 남편이 2남 5녀 집안의 장남이었기 때문에 시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집안의 모든 대소사까지 책임져야 했다. 그런데다 대를 이을 아들은 나오지 않고 딸만 여섯이 되었으니 시부모님께 항상 죄를 짓는 마음을 버릴 수 없었는데, 시어머니마저 4년 전 세상을 떠났다. 지금은 여섯 딸이 아들 못지않게 잘 커주어 고맙기만 하다는 임씨다. 큰딸과 둘째딸이 각각 전남대와 목포대를 졸업하고 결혼했으며, 셋째 딸이 서울대를 졸업하고, 넷째 딸이 전남대 졸업, 현재 다섯째 딸이 목포대 2학년, 막내가 고등학교 2학년이다. 농사일을 하며 딸들을 모두 가르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는 임씨는 “딸들이 원하는 대로 학교를 보내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마을 부녀회장까지 맡아 열심히 살아온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성전면 오산마을에서 남편과 함께 160마지기 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있는 임씨는 “시집와서 31년간 명절 때 한 번도 친정에 가지 못했는데, 올해 추석 처음으로 남편이 특별휴가를 주어 서울에서 혼자 사는 친정어머니를 찾아갈 수 있었다”며 기쁨을 털어놨다. 또한 “마을어르신들이 많은 도움을 주어 농협에서 주는 우수부녀회장상도 받아 농촌으로 시집오길 참 잘했다”며 밝게 웃었다.(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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