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은 '목민심서'에서 지방 수령으로 부임하는 목민관의 재정질용(財政質用)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민관의 노릇을 잘하려면 자애로워야 하고, 자애로우려면 반드시 청렴해야 하며, 청렴하려면 반드시 절약해야 할 것이니, 재정의 절약은 으뜸가는 임무이다. 절약이란 제한을 둔다는 것인데, 제한을 두자면 법식이 있어야먄 한다. 법식대로 하는 것이 재정을 절약하는 근본이다. 의복과 음식은 검소한 것을 법식으로 삼되, 조금이라도 법식을 넘어서면 재정의 절제를 잃게 된다. 공무를 띤 손님의 접대도 법식을 정하고 미리 모든 준비를 담당직원에게 맡기되 설령 남는 것이 있더라도 따지지 말라. 공출되는 물건일수록 더욱 절약해서 써야 한다. 사재(私財)의 절약은 부인도 잘하지만 공금(公金)의 절약은 백성도 잘 못한다. 공금을 사재 다루듯 한다면 아마도 현명한 목민관일 것이다. 전임되어 가는 날 반드시 장부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장부 정리는 평소의 준비가 있어야 할 것이다. 천지가 만물을 낳되 사람으로 하여금 소용대로 쓰게 한 것이니, 한 가지 물건이라도 버리지 말아야만 재물을 잘 다룬다고 말할 수 있다.
다산의 봉공정신은 청렴과 절검을 강조하고 있다. 예산집행이나 물자를 사용함에 있어 낭비와 남용을 막는 길은 오직 일정한 법식을 만든 후 그 법식대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산의 봉공사상은 소리장도(笑裏藏刀)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에게는 한 없이 엄격하되 남에게는 끝없이 베푼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산은 엄격히 목민관으로서의 절제된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애민정신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인애사상이 투절해야 하고 국자재정을 잘 활용해서 식량과 피복, 구호금 등을 지급하고 부역을 면제하는 일이었다.
--홀아비, 과부, 고아, 늙어 자식 없는 사람을 사궁인(四窮人)이라고 한다. 이들은 궁하여 떨쳐 일어날 수 없고, 남의 도움을 받아야 일어날 수 있다. 과년하도록 결혼을 못한 자는 마땅히 성혼시키도록 해야 한다. 혼인을 권장하는 정책은 우리나라 역대 임금의 유법(遺法)이니 수령들은 마땅히 성심으로 준수해야 할 것이다. 해마다 맹춘(孟春)이며 과년토록 아직 혼인을 못하고 있는 자를 골라서 중춘(仲春)에 성혼하도록 할 것이다.
성경에서도 고아나 과부는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여기에 홀아비와 늙은이 역시 두말할 필요가 없다. 노인의 날이 제정되어 행사를 갖는 것도 늙은이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는 애민정신의 일환일 것이다.
여기에서 다산은 다음과 같이 ⌜목민심서⌟를 통해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절약만 하고 쓸 줄을 모르면 친척이 멀어진다. 기꺼이 베푸는 것은 덕을 삼는 근본이다. 가난한 친구와 곤궁한 친족은 제 힘을 헤아려 두루 돌보아야할 것이다. 내 집 광에 남아도는 물건이 있거든 남에게 주어도 좋으나 공유재산으로 몰래 남의 사정을 돌봐주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자기의 봉급을 절약하여 그 지방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고 자기 집 농사를 지어 친척을 도와준다면 원망이 없을 것이다.
백성의 삶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던 다산의 애민사상은 성경에서의 예수님 말씀, 불경에서의 부모은중경과 다를 바 없고, 공자의 인(仁) 사상과 맹자의 존현사상과 다를 바 없을 만큼 목민관으로서의 윤리를 역설한 내용이 아닐 수 없다. 송하훈 기자
이 뉴스클리핑은 http://goeul.kr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