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윤정기는 누구인가. 그는 한 마디로 다산의 사위이고 다산학의 계승자이다. 1814년 7월 19일 경기도 양근 귀어촌에서 태어난 그는 강진의 제자들에 비해 늦게 출발했다. 방산 윤정기의 집안은 다산의 집안과 가까이 지냈는데, 윤정기의 증조부 윤광택(尹光宅)은 다산의 부친 정재원(丁載遠)이 화순 현감으로 있을 때부터 교유가 있었다. 윤정기의 조부 윤서유(尹書有)는 상경하여 다산 형제와 교유하였다.
1808년 다산이 강진으로 유배를 와서 다산초당에서 지낼 때 윤서유는 큰아들 윤창모(尹昌謨)를 다산에게 보내 공부를 하도록 했다. 이런 인연으로 1812년 다산의 딸과 혼인하기에 이르렀는데 거기에서 태어난 이가 바로 방산 윤정기이다.
방산은 다산에게 직접 가르침을 받았지만 여러 차례 과거시험을 보았지만 낙방을 거듭했다. 다산의 아들인 정학연과 정학유는 대부분 시문으로 이름을 남긴 반면, 방산은 다산의 경학을 잇기 위해 한평생 노력했다. 이들 중 중요한 저작으로는 동환록, 역전익, 시경강의속집 등으로 다산의 저작을 계승, 보완하는 내용들이다.
‣ 동환록
동환록은 역사지리서로 우리나라 선비들이 우리 지리를 잘 모르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편찬하게 되었다. 사군(四郡)의 연혁을 물어봐도 전혀 알지 못하고, 발해(渤海)가 우리나라 역사인 줄도 모르며, 인명이나 지명에 이르러서는 까막눈이라는 비판을 서슴치 않고 있다. 각 나라의 고적과 군읍(郡邑)의 고적들을 채록하고 시인들이 남긴 시까지 함께 모아서 동환록을 저술했다.
‣ 역전익
방산의 역 해석은 다산의 역해석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따라서 방산의 저술이 다산의 역설을 보완하려는 의도에서 편찬되었다.
‣ 시경강의 속집
다산의 저술 중에는 시경강의가 있는데, 임금 정조가 질문한 내용만 담고 있고 다산이 30세에 저술한 것이어서 방산은 자신의 생각을 더해 시경강의속집을 편찬했다.
‣ 방산선생 시고
방산의 시문집에는 강진의 풍속을 다룬 ‘금릉죽지사’ 22수와 영남지방의 역사유적 등을 다룬 ‘교남회고’ 10수 등을 비롯하여 동환록의 내용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 주는 작품들이 주요한 특징을 이루고 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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