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장날에 만난 사람들

약초

환절기에 극성하는 알러지성 비염과 아침저녁의 기온차로 걸리기 쉬운 가을철 감기,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우울증 등으로 개인적으로 많이 위축되는 시기이다. 옛 조상들은 여름철에는 더운 음식으로 겨울철에는 찬 음식으로 몸의 열을 조절하여 열이 뭉치는 것을 풀며 건강을 챙겼다는데, 그러한 음식에는 적당한 약초를 넣어서 몸을 보양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약초들을 구하러 산속을 헤맬 수도 없으며 보아도 무슨 약초인지 알지도 못한다. 장흥 강진 해남 일대의 장날을 돌며 20여년이 넘게 약초를 팔고 있다는 김씨(61세)를 만났다. 김씨는 반 의사이며 반 약사이다. 약초에 대해서 줄줄이 설명해 준다. “여기 있는 약초가 모두 50여 가지는 될 것이요. 엉겅퀴(한가고)는 신경통에 좋고 우슬뿌리는 다리아픈데 좋고. 골당초는 무릎 관절과 신경통에 좋고 도라지는 기관지에 좋고, 헛개나무는 간에 좋고, 울금뿌리는 당뇨에, 석장포는 머리아픈데, 수세미는 기침에 창출은 위장약, 마는 보약, 느릅나무는 항암제, 어성초는 해독제이며 산초는 추어탕을 끓일 때 쓰여요. 속단, 생기황, 더덕, 딱지, 구기자 유금피, 오미자, 흑개나무 황귀, 삼백초, 구절초 의성초, 탱자 그런 것들이지요. 주로 뼈에 좋은 약초들이 많아요.” 이씨는 20여년을 넘게 약초를 팔다보니 단골도 많이 있다. “주로 뼈에 좋은 약초들이 많아요. 하지만 늙은 사람에게는 약초가 잘 안받아요. 젊었을 때부터 보를 해야지 늙어서 아픈 데를 고쳐보겠다고 하여 약초를 먹는다고 낳지는 않아요.”약초는 겨울이 시작되면 많이 찾기 시작한다. 이씨에 의하면 약초는 원조가 중국산이기에 중국산이 다 나쁘다고는 할 수 없으나 나쁜 방법으로 수단을 쓰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점이 있다고 말한다. “감초나 계피는 우리나라에서 없으니 모두 중국산이에요. 하지만 여기 있는 뿌리는 모두 우리 촌에서 나온 것들이에요. 중국산이라도 좋게 해서 보내오면 괜찮을 텐데 믿을 수가 없어서 그러지요.” 이씨가 펼쳐놓은 봉투마다 담겨진 갖가지 약초에는 약초이름과 원산지 표시가 되어 있다. 약초를 사러 오는 사람들은 사려고 하는 약초의 효능을 미리 알고 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병의 증세를 말하며 상담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날도 한 아주머니가 찾아와 소화가 잘 안되어 5개월을 죽만 먹고 지냈다며 약초를 묻는다. 또 한사람은 두충 닦은 것 지금 껍질 벗겨도 되냐고 묻는다. 이씨의 대답은“두충은 노인병에 다 좋아요. 이녁이 필요할 때 벗겨서 쓰세요.”라고 대답한다. 이씨는 오랜만에 오는 노인들도 있어서 그때마다 아직도 살아 계시구나 하고 생각하기도 한다며 약초를 손질했다. 사진1장 이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