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신문>은 지난 8-17일 724명의 교수들에게 올해의 사자성어를 들은 결과 201명이 ‘지록위마(指鹿爲馬)를 선택했다. 이 말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선문대 구사회 교수는 “청와대가 옛날로 치면 왕이다. 비선 실세 의혹 등에서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밝히지 않고 본질을 호도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선택 이유를 밝혔다. 또 경성대 곽복선 교수는 “수많은 사슴들이 말로 바뀐 한해였다”면서 “자기 말만 하는 진보와 보수, 정치권, 언론, 진영논리 등의 혼돈”을 추천 이유로 들었다. 가톨릭대 조돈문 교수는 “정부가 세월호 참사를 ’사고‘로 규정해 진실 규명을 외면하는 것은 국가의 실패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라고 했다.
지록위마는 사마천이 쓴 <사기>의 <진시황본기>에 나오는 고사성어이다. 사마천이 바라본 제왕의 도에서 <진시황본기>는 사상가 가의의 '과진론'을 인용하여 진왕조의 멸망을 냉철하게 분석하였다. 진시황은 탐욕스럽고 어리석은 마음으로 독단적인 지모(智謀)를 행하였다. 왕도를 저버리고 개인의 권위를 내세워 문서(文書 시경,서경을 비롯한 고적)를 금지하고 형법을 가혹하게 했다. 사술과 무력을 앞세우고 인의를 멀리하고 포학을 통치의 제일로 삼았다.
진이세(秦二世)는 다시 아방궁을 짓게 하고 형벌과 주벌을 번잡하고 혹독하게 하였으며 관리의 통치가 가혹하고 상벌의 형평성을 잃었다, 세금 징수는 끝이 없고 역사(役事)가 끊이지 않아 관리들까지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역모와 사술이 한꺼번에 터지니 형벌을 받은 백성들이 거리에 넘쳐나게 되었다. 제후는 물론 공경대부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스스로 위험을 느꼈고 몸은 궁핍하고 고단하였다.
진시황은 비록 천하를 통일했다고는 하나 겨우 쉰의 나이에 객사를 면치 못하는 불우한 황제였다. 진시황은 태자 부소에게 황위를 양위하기로 유언했지만 환관인 조고와 승상 이사가 음모를 꾸며 다른 황자인 호해를 황제로 앉혔다. 하지만 호해는 어리석고 아둔한 황제였다.
어느 날 권력을 쥐어 잡은 환관 조고는 진이세인 호해 황제에게 사슴을 바치면서 말이라고 했는데, 이 때 말이 아니라 사슴이라고 바른 말을 하는 신하는 여지없이 죽임을 당하고 만다. 이후 ‘지록위마’라는 말이 생겨났다.
지록위마란 말이 생겨날 만큼 진나라는 전란에 휩싸이면서 진시황제 사후 4년 만에 멸망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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