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화관 쓴
이끼 낀 미로 돌담길
낯선 얼굴 들어내니
개는 골목길 안에서 짖고
닭은 감나무 위에서 운다.
영하 속 한겨울
골목길에 사람들 왕래 드물고
집집마다 번거로움 없으니
물안개가 잠을 자듯
한가롭고 적막한데
느릿느릿 저문 해살에
사연 많은 오백년 비자나무
하늘하늘 청성맞게 춤을 추고
소복 입은 실개천은
수심(水心)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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