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까치내재에 터널 뚫는 일은 강진이 사는 길
비파산과 보은산 사이에 있는 까치내재는 하나의 산을 넘는 재이기 때문에 보통 교통이 불편한 게 아니다. 자동차를 이용해도 으슥한 기분이 들만큼 높은 재이다. 북삼면 사람들은 이 같은 까치내재를 넘어 성안을 다녔다. 불편하기 이를 데 없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옛날에 병영상인들은 인근 장날마다 짐을 가득 실은 자전거를 타고 까치내재를 넘나들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는 해보지 않았어도 짐작이 갈 정도다. 어쨌든 까치내재는 작천, 병영, 옴천 사람들의 유일한 통로이자 고달픈 길이었다.
그런데 작금에 많은 변화가 왔다. 굳이 그 까치내재를 않고 인근 군으로 가서 일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옴천 사람은 영암으로 병영 사람들은 장흥으로 가서 물건을 구하고 식사를 하고 이것저것 일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그러다보니 아예 인근 군에서는 회갑이나 마을 사람들의 회식 때 와달라고 현수막까지 마을 앞에 붙이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생활권이 인근 군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병영의 어떤 사람은 자식 결혼식 피로연을 장흥에서 했다고 한다. 누군가가 탓을 했을 정도니 그 모양새가 여간 미웠던 것 같다. 이렇듯 3개면이 인근 군으로 빠져나가다보니 결국 강진은 11개읍면이 아니라 8개 읍면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 갈수록 농촌은 황폐화되고 있고 그러다보니 강진읍의 상권이 시나브로 무너지고 있다. 이럴 때 강진을 살리는 길은 까치내재에 터널을 뚫는 일이다. 북삼면 사람들이 단숨에 성안으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까치내재 터널을 뚫는 1단계로써 북삼면 사람들이 강진읍과 군동면 구간 도시계획상에 있는 도로망을 개설해 줄 것을 건의하기 위해 연판장을 돌리고 있다고 한다. 뒤늦게나마 발전적인 일이 아니가 싶고 군에서도 이러한 건의를 받아들여 조속히 도로가 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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