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우리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슈는 이른바 ‘땅콩회항’으로 불리는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 사건이 아닌가 한다.
2014년 12월 5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 대한항공 KE 086편이 탑승구에서 출발하기 위해 푸쉬백하던 중 탑승구로 돌아가 승무원 1명(사무장)을 내보낸 뒤 다시 출발한 사건이 발생하였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기본적인 운행 매뉴얼을 알고 있어야 할 전직 부사장이 총수의 딸이며, 부사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직원들에게 횡포를 부리고, 기장 이상의 권력을 휘둘러 회항시켜 승객들 모두에게 민폐를 끼쳤고, 심지어 안전상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현행법 위반의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국민적인 응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발생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배려의 부족’ 때문이다.
세상을 살아가며 깨달은 것 중 하나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배려는 내가 아닌 다른 존재에 대한 인정과 그 존재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된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생활을 할수록 내 중심의 이기적인 세계에 다른 사람의 존재가 들어와 공존하게 되고, 그것을 인식하게 됨으로써 배려가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이와 경험의 유무만으로 결정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나이가 젊어도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입장을 살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이가 들어도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고 관심이 없고 자신이 원하는 것만 요구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세계관에는 오직 ‘자신’ 뿐이며 그 외에는 다른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만의 세계관을 가진 사람, 즉 이기적인 사람은 인간관계에 있어 습관적으로 남을 무력화시키려고 한다. 가정이나 친구간의 관계에서 불협화음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바로 서로에 대한 배려의 부재에 있다.
내성적이고 수동적인 성향의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힘들어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인간관계에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수용해주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즉 배려가 일방적인 방향으로만 계속되고, 배려를 주는 당사자는 전혀 배려를 받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배려는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에서 우러난 적극적인 행위이지 남의 눈치나 시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피동적인 행위가 아니라는 것이다. 위와 같이 배려하는 이가 만약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인간관계인 것이다.
만약 누군가와의 관계가 정말 편하다면 그 사람은 나를 알게 모르게 많이 배려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나의 행동도 모두 이해하고 배려해주었기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을 편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데 있어 부담을 갖지 않는 관계, 상대방의 존재를 나와 동등하게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오늘부터 진정한 배려를 시작해보자. 따스한 말 한마디, 진심이 담긴 눈빛이 바로 배려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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