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주
「삼국지」에 일흔 두 번 등장하는 곳
형주는 마치 어린시절 늘 다녀오던 외갓집만큼이나 친근감이 느끼는 도시이다. 삼국지를 읽으면서 일흔 두 번이나 형주라는 명칭이 나오기 때문이다. 삼국시대에 동서남북으로 양주, 익주, 교주, 사주 등에 둘러싸인 형주라는 행정구역은 천하의 요충지였기 때문에 촉과 오나라가 천하를 도모하기 위해 서로 차지하려고 했던 곳이다.
형주는 춘추시대 초나라의 두 번째 수도였으므로 초나라 무덤이 천 개나 되고 출토된 문물도 십만 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평탄한 지역에 자리 잡고 있을 뿐 아니라 장강까지 끼고 있어 당시에도 핵심을 이루는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당나라 시인들은 형주에 많은 족적을 남겼는데, 두보 역시 서기 763년 무렵 토번의 침공으로 장안이 함락되던 때 시를 지었다. <강릉에서 임금의 행차를 바라다(江陵望帝)>란 제목인데 그러나 임금이 행차하여 천하 경영의 묘책을 얻기 위한 기회가 왔으면 했던 희망도 끝내 대종 임금은 강릉에 오지 않았다.
강한 도성은 본디 장대하고 아름답지만
임금께서 행차하신다기에 갑자기 위엄이 더 높아지지 않겠는가.
지리적으로 이점을 살펴보면 서쪽으로 촉과 닿고
천문으로는 북쪽으로 진을 비춘다.
바람과 연기 속에 월의 새가 날고
배를 저으면 오나라 사람들도 이길 수 있겠다.
주나라 목왕(穆王)의 수레를 외람되게 하지 않았으니
끝내는 한나라 무제의 순행에 조회하겠지.
군사를 나누어 파견한다는 성지를 내리고
남아 지키는 일은 종신에게 맡기시리라.
빠른 시일 안에 임금의 친위대가 출발하면
은혜의 물결이 곤경에 처한 백성들에 넘치리라.
형주에는 형주고성이 있다. 서안고성, 평요고성, 흥성고성 등과 함께 중국 4대 고성으로 불린다. 형주고성은 지금까지 완벽하게 보존이 되어 있는데, 둘레가 10km가 넘을 만큼 규모가 크다. 이러한 성은 공격하기가 어려운 반면 방어하기는 쉽게 되어 있다.
형주에는 형주박물관이 있어 초나라 문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그러나 개관시간이 오후 4시까지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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