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갈가리사건에 이어 리퍼트 美대사 흉기피습 사건
재경향우들 “지인들이 강진사람이라는 말에 고개를 못들었다”
미국 대사 초유의 피습사건의 범인 김기종 씨가 강진 군동출신이라는 사실에 강진군민은 물론 재경향우회조차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는 미 대사관에서 불과 1백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초청강연을 앞두고 식사를 하던 중 김기종(55) 우리마당통일문화연구소 대표가 휘두른 25cm 크기의 과도 공격을 받았다. 이 사건이 일어나자 국내 모든 방송·신문은 특집으로 방영 보도하기에 이르렀고, 전 세계적으로 전파를 탔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미국과 한국을 깜짝 놀라게 만든 이번 사건에 대해 한 중앙지에서는 ‘한·미 동맹이 테러당했다’는 1면 기사에서 ‘특명전권대사는 국가를 대표하며 그러기에 대사에 대한 공격은 그 나라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며 ‘외교 관계에 대한 빈 협약’(61년 채택)에선 대사의 안전을 파견한 국가의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건의 파장은 간단치 않다‘고 보도했다.
이 사건이 일어난 5일 밤까지도 강진군민들은 범인 김기종 씨가 강진출신이라는 사실을 까마득 몰랐다가 다음 날 6일 소문이 퍼지면서 서로 확인하는 대화가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군민들 사이에는 이번 11일 치러지는 조합장 선거보다 더 큰 화제가 되었다.
강진읍 남성리에 사는 한 주민은 “갈가리 사건으로 인해 강진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되었을 뿐 아니라 그 사건이 일어난 지 반세기가 지났는데도 잊혀지질 않고 있어 늘 어둠처럼 가슴에 남아있는 쓸쓸한 일이었다”며 “이번엔 아예 미 대사 피습사건의 범인 또한 강진사람이라는 사실에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재경강진군향우회 간부를 지낸 김 모씨는 “교회에 나갔는데 교인들이 강진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고 물어오는 바람에 얼굴조차 들 수 없었다”면서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8차례나 방북해 대한민국 사람들끼리 갈등을 부추기는 사건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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