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1일 오후 3시부터 마량면 서중마을에서는 개불 채취가 한창이다. 서중마을에서는 매년 이때쯤에 마을주민 전체가 모여 개불을 채취한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간조현상이 일어나는 날을 잡아 실시하는 개불채취에는 마을주민 80여명이 가슴까지 닿는 장화와 두꺼운 작업복 차림을 하고 고무대야에 장갑, 쇠스랑, 호미, 삽 등을 담고 하나둘 모여든다.
주민들이 선착장에서 300미터 떨어진 마을 앞 자녁심으로 이동하면 서서히 물이 빠지기 시작한다. 물이 빠지기를 더 기다리다가 때가 되자 남자들이 쇠스랑을 힘껏 내리치기 시작하는데, 개불이 싼 똥이 보이고 그곳에 작은 구멍이 보인다고 한다. 작은 구멍을 찾아내면 긴 쇠스랑을 내리치면서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이때부터 개불은 여기저기서 잡히기 시작한다. 개불은 겨울철이 제철로서 여름 내내 밑바닥 깊이 틀어박혀 있다가 수온이 높아진 겨울에 번식을 하기 위해 위로 올라온다. 개불은 U자형의 굴처럼 된 통로를 파고 그 범위로만 이동하기에 갯벌에 생긴 구멍의 위치를 쇠스랑 등으로 힘껏 내려치면 개불의 까칠한 부분이나 미끈한 몸통이 느껴지고 이때 검지로 낚아채는 방법이다.
채취한 개불의 몸길이는 10~20센치 정도이다. 주둥이는 짧은 원뿔모양이고 털이 항문을 에워싸고 있어서 어찌 보면 모양이 약간 흉측스럽게 생겼다. 개불이라고 불린 이유는 개의 불알처럼 생겼다고 해서 불려 졌다고 한다. 하지만 겨울철 한철만 잡히는 별미이기에 미식가들은 이때가 되면 개불을 찾아 나선다.
개불은 무기질, 비타민, 필수아미노산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맛 또한 육질이 졸깃졸깃하며, 한 입에 털어 넣어 오돌오돌 씹을수록 단맛이 나오는데, 특히 마량의 개불은 그 단맛이 최고로 알려져 있다.
1년에 한번 연중행사로 이어오고 있는 서중마을 개불채취는 주민들이 개인당 개불수입을 많이 올릴 수 있는 날도 되기에 지인들을 불러 개불을 함께 나눠먹는 잔칫날이기도 하다. 또 사전에 개불 주문을 받아서 이때 마을 수입을 올리고, 청년회에서는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자금을 마련한다.
강충원 서중마을 어촌계장은 “마을주민들이 각자 개불채취로 수익도 얻고, 개불채취를 위해 함께 모여 잔칫날처럼 즐긴다 ”며 “특히 서중마을 개불은 졸깃졸깃하며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이어서 최고다”고 말했다.(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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