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강진읍 서문에 사는 이순례(66세)씨는 5년 만에 특별한 외출에 나섰다. 99명의 이름 모를 친구들과 함께 휠체어를 타고 아름다운 강진 곳곳을 누볐다.
제43회 강진군민의 날을 맞아 종합운동장을 찾은 1만여명의 군민들이 축하를 보내는 가운데 이순례씨를 비롯한 평소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장애인 100명은 하루 말벗이 돼 휠체어를 끌어주는 200여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강진의 명소를 둘러보는 소중한 여행을 떠났다.
강진군은 그동안 체육대회 위주로 치러졌던 군민의 날에서 벗어나 전국최초로 평소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모시고 아주 특별한, 그들만의 함께하는 군민의 날을 만들었다.
갑작스레 찾아 온 질병으로 5년 동안 거동이 불편해, 방 한 켠에서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이순례(66세)씨는 “가고싶은 섬에 선정되 가우도에 출렁다리가 있다고해서 출렁거릴 줄 알았는데 건너보니 예전의 보던 아름다운 강진만이 한 눈에 들어오는 다리였다”며 웃음을 지었다.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장애를 가졌던 홍순철(76세)씨도 가족과 함께 해안도로를 달리거나 축제 등에 참여하기가 어려웠으나 이날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가우도와 마량미항을 다니는 꿈 같은 하루를 보냈다며 감사한 마음을 자원봉사자에게 전했다.
강진군이 군민의 날을 맞아 평범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나들이를 기획한다는 소식에 강진군 자원봉사단체와 읍면 교회 목회자들이 앞장 서 동행에 나섰다.
이날 동행에 함께 나선 강진합창단 윤정선씨는 “평소 누군가와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바쁜 일상에 꿈도 못 꿨다. 주말 종교활동을 통해 군민의 날 행사가 기존의 체육행사 대신 뜻 깊은 하루로 펼쳐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하게 됐다.”며 “마량 박성자씨와 함께했던 시간들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친정엄마처럼 느껴져 행복했다. 나에게도 잊지 못할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날 단체 200명의 강진군 자원봉사자들은 가족도 선뜻 내밀지 못했던 하루를 함께 하며 휠체어를 밀고, 함께 식사를 하며 따뜻한 손길로 여행을 안내했다.
강진원 군수는 “오늘 강진군민이지만 강진의 곳곳을 다니지 못한 군민들을 위한 아주특별한 외출을 준비했다. 함께해 준 자원봉사자 분들의 따뜻한 마음이 곳곳에 전파되어 훈훈하고 온정 넘치는 강진이 되는 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군민 서로가 배려하고 더불어 잘사는 강진을 만들어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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