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에 고생하는 부모님 안쓰러워 농업현장 뛰어들어
다양한 농기계, 정미소 운영 일손부족 덜고 수입도 올려
<힘겨운 농촌현실... 이웃과 함께 '상생발전' 모색 강진농업 희망 일군다
강진읍 도암면 만덕리 신평마을에 사는 문서현(31)씨는 농촌에서 보기 드문 젊은 농부다. 벼 수확 작업이 한창인 요즘 그는 매일 콤바인을 끌고 황금들판으로 나간다. 2남1녀의 막내로 자란 그는 일찌감치 부모님이 하시는 농사일에 관심이 많았다.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농사일을 줄곧 도왔던 문 씨는 “부모님의 농사일이 무척 힘들어보여서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부터 농사일에 직접 뛰어든 문 씨는 현재까지 부모님과 함께 13헥타의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정미소운영과 더불어 농번기에는 농기계 작업을 통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10월 12일 아침 5톤 트럭에 콤바인을 싣고 논으로 향하는 문서현 씨, 요즘은 가을 추수일로 하루하루가 바쁘게 지나간다. 올해도 8월 25일부터 시작된 가을추수 작업에 날로 피로가 쌓이는 날들이지만, 그는 농기계와 함께 하는 날들이 마냥 즐거운 사람이다.
“힘들기는 하지만, 일이 재밌고 보람이 있습니다”라며 웃는 문 씨, “농촌에 인력이 부족하고 기계가 한정되어 농민들이 힘들지요. 제가 그 일에 도움이 되고, 일을 통해 돈을 벌 수 있으니 즐겁지 않겠습니까?”
문 씨가 갖고 있는 농기계 가격을 보니 만만치 않다. 콤바인 1억4천, 트렉타 1억, 크라스콤바인 5천, 이앙기 3천6백, 얼추 합쳐보니 기본적으로 갖춘 농기계구입비가 3억2천6백만원이다. 2014년도는 기룡마을에서 소규모로 하던 정미소를 신평마을에 새로 신축하여, 정미소일만 해도 일손이 바쁜 사람이다. 문 씨가 농업에 뛰어들면서 부모님의 농사일은 규모가 점점 더 커진 셈이다. 농작업에 필수인 농기계는 척박한 농토를 오가기 때문에 고장도 잦다. 매년 그 수리비만도 만만치 않은 금액으로 지출되는 현실이다. 그러나 문 씨는 농기계도 직접 수리하여 사용하고 있다. 농한기를 통해 농기계수리센터에서 일하면서 기술을 습득해 놓았기 때문이다.
농촌마을에 젊은 농부가 있다는 것은 고령화된 농촌현실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어려서부터 착실하게 자라온 문 씨가 농촌에 정착하여 주변의 힘든 농사일에 척척 일손이 되어주기 때문에 어르신들로부터 칭찬도 자자하다.
그러나 농촌의 어려운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0년 동안 농사일에 종사해온 문 씨의 경우도 그렇다. “예전에는 200마지기 농사면 1억 수입은 됐죠.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쌀값은 별로 오르지 않는 반면, 물가와 농작업 비용은 계속해서 올랐기 때문입니다”
문 씨는 요즘의 수익이 오히려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한다. 농업인들은 친환경 농업으로 전환 또는 가공업에 이어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는 등 꾸준히 국가 정책에 따라 움직이고 있지만, 농업인은 유통까지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힘겨운 현실에 있다는 점을 들었다.
현재 문 씨는 농기계작업에서 1억정도, 농사일에서 1억정도, 정미소운영에서 1억정도의 수익을 내지만, 지출비용이 만만치 않기에 스스로의 노동을 통해 지출을 최대한 아껴 순수익을 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래서 농민의 노력에 비해 그러한 수입은 그리 큰 편이 아니라는 문 씨는 “농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수입이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해도 직장인에 비해 31세 젋은이의 수입으로는 괜찮지 않냐는 질문에, 그는 그만한 노동과 발전 모색을 하지 않으면 수입은 금세 줄어들기 때문에 오로지 농업과 함께 상생 발전한다는 성실함을 잃지 않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대답했다.
젊은농부 문서현씨는 이대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빠른 시기에 부농의 길에 올라설 것이란 예감이 든다. 그는 바쁜 농번기철에 풍년이 들고, 자신이 움직이는 농기계가 그 많은 황금들녘을 스쳐 알알이 익은 벼들을 수확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는 사람이다. 농부로서의 사명감이 깊어 보이는 문 씨, 그는 중학교때부터 4H활동을 했고, 2013년도 4H강진지역 회장을 맡기도 하며, 전국의 젊은 농업인들과 다양한 정보교류를 통해 부농을 꿈꾸고 있다. 문서현씨는 아내와 어린이집에 다니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농촌의 미래는 바로 문서현씨와 같은 젊은 농부가 하나둘 늘어날 때 희망이 보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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