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대도무문(大道無門)
송영우(강진출생)한국시로 등단, 수필집:자연이 좋아 산에서 산다네, 시집:겨울나무 외.
산 그림자 물에 비춰도
물속에 잠기지 않고
구름이 산허리를 만지고 지나가도
걸리지 않는다.
형체도 없는데 마음이 있다하고
천만가지 이름을 지어
이것이 도(道)다 저것이 도(道)다 하는데
모두가 부질없는 짓이요
대도(大道)는 문이 없으니
문이 없이도 들어갈 수 있고
길이 없이도 갈 수 있다.
동쪽도 서쪽도 없고
남과 북. 안과 밖이 없고
앞도 뒤도 없으며
높은 것 낮은 것
둥근 것 모난 것도 없고
길고 짧고 크고 작은 것도 없음이라.
너와 나의 경계가 없으니
선과 악 진짜와 가짜
옳고 그름의 시비도 없도다.
막힘도 통합도 없고
밝음도 어둠도 없으며
거룩함과 평범함도
남자와 여자의 구별도 없고
늙음과 젊음의 구별도 없느니라.
중생들이여!
세상만사 이치는
그대 마음속에 있으니
마음을 알고 이해하는 자
진실로 깨달은 자 이니라.
극락과 지옥 행복과 불행
무지함과 성급함도
오직 그대 마음속에 있으니
쓸데없는 서책(書冊) 던져 버리고
산에 올라 눈을 들어 하늘을 보고
고개를 숙여 흘러가는 물을 보라.
물이 그물에 걸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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