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사회 곳곳에서 새것타령을 많이 한다. 회사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으라고 다그치고, 공공기관이나 방송에서도 새 아이템을 찾게 하느라 정신이 없게 한다. 우리가 이렇게 새것을 찾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현실에 안주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 한다는 것은 생각해 보지도 않았던 시대에 있었다.
근대에 이르러 사람들이 남과 다른 개성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새것이 사람의 정체성이자 사물의 특성으로 각광을 받게 됐다. 새것이 화려하게 각광을 받게 되자, 지금까지 있었던 것은 금방 아무런 가치도 없고 남은 헌 것으로 여겨졌다. 이전에 있었던 것을 무시하거나 부정해야 할 대상으로 여기게 됐다. 그렇다면 새것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공자는 몸을 앞으로 향하면서도 뒤를 돌려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과거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출발점이지만 송두리째 부정해야 할 허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새로운 것은 새롭지 않는 것에 있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우리 조상들이 철에 따라서 먹었던 음식을 찾아 알아보면 얼마나 지혜롭고 슬기로운 생활이었는가를 발견 할 수 있다. 그러한 점들을 더욱 새롭게 발전 시켜 나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알다. 참 좋은 말이지 않는가?
삼복(초복. 중복. 말복)의 어원과 유래, 풍속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들어 있는 속절(俗節)이다. 속절은 제삿날 이외에 철이 바뀔 때마다 사당이나 조상의 묘에 차례를 지내던 날이다. 예전부터 우리 조상들은 봄·여름·가을·겨울에 한 차례씩 성묘를 다녀오는 습속(習俗:예로부터 어떤 사회나 지역에 내려오는 고유한 관습과 풍속)이 있었다. 대개 겨울에는 동지(冬至:양력 12월 22일경)와 음력 설날(1월 1일)과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 봄에는 한식(寒食:양력 4월 5∼6일경), 여름에는 단오(端午:음력 5월 5일), 가을에는 추석(秋夕:음력 8월 15일)과 중양(重陽:음력 9월 9일) 등이 성묘하기에 좋은 때였다.
근대에 들어 일상생활 자체가 바빠지면서 속절을 지키기가 무척 어려워졌다. 그러나 큰 명절인 음력 설날이나 추석, 그리고 한식날만은 반드시 성묘를 해야 한다는 인식은 남아 있다. 특히 식목일이 가까워오는 한식날은 산소에 떼를 입히거나 산에 나무를 심기에 좋은 때이므로 주로 이날 성묘를 하는 추세이다.
올 해의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 번째 경일(庚日) /7월 17일 일요일(음력 6월 14일)
중복은 네 번째 경일(庚日) / 7월 27일 수요일(음력 6월 24일)
말복은 입추로부터 첫 번째 경일(庚日) / 8월 16일 화요일(음력 7월 14일)
경일(庚日)은 더운 날을 가리킨다.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이라 한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걸린다. 그러나 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면 여기서 경일(庚日)이란 천간에 해당하는 날을 말하는 것으로 12간지와 어우러져 60갑자를 형성한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 경신, 신유, 임술, 계해 등 총 60개의 간지가 만들어지고 이 중에 천간에 해당하는 경(庚)자가 들어가는 날이 경일이다.
그래서 초복과 중복은 열흘 간격이 되고. 하지만 중복에서 말복까지의 기간은 해마다 일정하지가 않다. 바로 말복이 입추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경일(庚日)이 무엇인지 알려면 천간(天干)과 지지(地支), 60갑자를 알아야 한다.
⦁ 천간(天干)에는 甲(갑), 乙(을), 丙(병), 丁(정), 戊(무), 己(기), 庚(경), 辛(신), 壬(임), 癸(계)의 10간이 있고
⦁ 지지(地支)에는 子(자:쥐), 丑(축:소), 寅(인:호랑이), 卯(묘:토끼), 辰(진:용), 巳(사:뱀), 午(오:말), 未(미:양), 申(신:원숭이), 酉(유:닭), 戌(술:개), 亥(해:돼지)의 12지가 있다. 60갑자는 10간과 12지를 조합하여 이루어지는데 먼저 천간(天干)의 甲과 지지(地支)의 子를 조합하여 甲子, 다음으로 천간의 乙과 지지의 丑을 조합하여 乙丑, 丙寅 丁卯 戊辰 己巳 庚午 辛未 壬申 癸酉 甲戌 乙亥 丙子 丁丑....와 같이 天干과 地支에서 한자씩 순서대로 조합하여 60개를 만든 것을 말한다.
. 삼복의 유래
복은 원래 중국의 속절로 진(秦)·한(漢) 이래 매우 숭상된 듯하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동국 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상고하면《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진덕공(秦德公)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4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하였다.”라는 내용이 전한다. 이로 보아 삼복은 중국에서 유래된 속설로 추측된다. 삼복의 유래는 중국 진(秦)나라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옛 중국에서는 인간을 괴롭히는 벌레들을 물리치기 위해 성 안에서 개를 잡아 삼복 제사를 지내는 풍습이 있었다. 이러한 주술행위가 유래가 되어 현재의 복날이 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의 기록에 의하면 진덕공(秦德公) 2년에 처음으로 삼복 제사를 지냈는데, 성 4 대문 안에서는 개를 잡아 충재(蟲災)를 방지했다고 하였다. 라고 언급되어있다.
. 삼복의 풍속
삼복은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으로 이를 ‘삼복더위’라 한다. 농사일을 하기에 힘들에 재충전하는 휴가의 의미도 들어 있다. 물론 지친 몸을 지키기 위해 영양을 보충하는 지혜도 있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더위를 이겨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하였다. 복중에는 더위를 피하기 위하여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 과일을 즐기고, 어른들은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탁족(濯足)을 하면서 하루를 즐긴다.
한편으로 해안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삼복(三伏)의 풍속은 더운 여름철을 극복하기 위하여 주식(酒食)을 마련해서 계곡이나 산을 찾아 더위를 잊고 하루를 즐기는 여유를 지녔던 것이다. 특히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 원기(元氣)를 회복하는 음식을 마련해서 더위를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 복 음식(伏飮食) - 영양가를 알고 먹는 조상들의 지혜
. 삼계탕(蔘鷄湯) : 원기(元氣) 회복의 차원에서 더위를 물리치는 음식으로 복날 대부분의 가정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 삼계탕(蔘鷄湯)이다. 햇병아리를 잡아 영계의 뱃속에 찹쌀, 인삼(人蔘), 대추, 마늘, 넣고 삶아 먹는데 예로부터 여름에는 영양부족이 되기 쉬우므로, 더위를 이겨내기 위하여 삼계탕을 먹었다.(성전 거목식당) 고기의 질이 쫄깃쫄깃하고 지방이 적어 맛이 매우 담백하다. 이름은 병아리보다 조금 큰 닭을 백숙으로 고아서 ‘영계백숙’이라고도 하고, 또 다른 이름은 인삼, 마늘, 대추, 찹쌀 등을 넣고 물을 부어 푹 고아서 만든 음식으로 계삼탕이라고 했다. 오늘 날에는 삼계탕으로 명칭이 굳어 졌다.
삼계탕에 첨가된 인삼은 심장기능 강화, 마늘은 강장제 구실을 하고, 밤과 대추는 위를 보호하면서 빈혈을 예방하고 호박씨는 호르몬을 원활하게 배출하면서 기생충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약재의 은은한 향이 배어 입맛을 살려내기에 충분하다.
. 개장[구장(狗醬), 구탕(狗湯), 보신탕(補身湯)] : '복(伏)'자가 '사람 인'변[人]에 개 견[犬]자를 쓴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복날 개를 삶아 먹는 것은 더위를 잊는 것뿐만 아니라 보신(補身)과 액(厄)을 물리치는 음식이라고 한다.
. 팥죽 : 무더운 복중에 악귀(惡鬼)를 쫓는 의미에서 붉은 빛의 음식인 팥죽을 먹는 풍속도 있다. 보통 찹쌀가루로 만든 새알심(경단(瓊團)을 함께 넣어 먹었다.
*오골계 : 동남아시아 원산인 닭의 한 품종으로 가죽, 살, 뼈가 모두 검은 빛깔이다. 민간에서는 풍병, 습중, 허약중 등에 약으로 사용하였다. 보통은 흰살 닭을 이용해서 삼계탕을 만드는 데 이것보다는 오골계로 만든 것을 더욱 귀하게 여겼다. <동의보감>에 다르면 오골계는 풍을 예방하고 여성의 산후 조리에 좋으며, 늑막염과 노이로제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정관웅 : 본지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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