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전어 직접 잡아 파는 손형기 최진순 부부
전어잡이 30년 노하우, 잡을 때마다 짜릿한 손맛 느껴
전어 굽는 냄새에 나갔던 며느리가 다시 돌아온다는 속담이 있다. 그만큼 가을전어의 고소한 맛은 일품이다. 전어도 역시 자연산이 좋고 씨알이 굵은 것이 좋다. 씨알이 작은 것은 맛도 전어나 하모나 마찬가지로 맛도 떨어질 뿐 아니라 육질도 형편없다. 하모의 경우 씨알이 작은 것을 샤브샤브로 먹을 경우 아예 고기가 부서져 버릴 정도다. 전어도 씨알이 굵은 것은 구어서 먹을 경우 육질의 맛을 만끽할 수 있다.
강진에서 유일하게 자연산 전어를 팔고 있는 청자골 회센터 손형기(61) ․ 최진순(58)씨 부부는 지난 8월 중순부터 전어를 잡기 위해 매일 새벽 3시면 집을 나선다. 8월 중순부터 10월말까지 전어철이기 때문인데 약산과 고금 앞바다에서 그물을 쳐놓고 1시간 쯤 기다리다 그물을 거두면 전어가 하얗게 걸려 나온다.
“그물코가 크기 때문에 씨알이 작은 전어는 싹 빠져불고 굵은 것만 잡히지라. 많이 잡을 때는 수협 위판장에 내놓고 하루 사용할 것만 갖고 오는디 올해는 날씨가 더워서 그런지 예년에 비해 많이 잡히질 않구만이라.”
매일 전어를 잡는 이유는 전어가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하루를 넘기면 죽고 만다. 양식전어는 이틀을 버티지만 자연산 전어는 자유롭게 바다에서 살다가 좁은 곳에 가두기 때문인지 하루를 넘기곤 죽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어는 민물기가 있어야 잘 사는데 드문드문 비가 오지 않고 폭염이 계속된 탓에 전어가 잘 잡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어철에 새벽마다 바다에 나가지만 잡는 재미에 고된 줄을 모르지라. 30년 동안 전어를 잡아오면서 그물에 하얗게 걸려오는 전어를 보면 피곤이 싹 가시지라.”
전어를 먹을 때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회로 먹는 방법이다. 국수가락처럼 길쭉하게 썰어진 전어회를 초장에 묻혀 상치나 깻잎에 싸먹는 일이다. 이때 입안에서는 속담처럼 깨 한 숟갈을 먹는 것처럼 고소한 냄새가 입 안 가득 채운다. 두 번째는 전어구이이다. 전어를 일반 생선처럼 구워서 먹는 것인데 역시 씨알이 굵어야 육질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세 번째는 전어회무침이다. 전어회무침은 밥과 비벼서 먹으면 혀끝이 녹아날 만큼 맛이 있다. 어떤 비빔밥보다도 고소하다는 것인데 전어의 싱싱함이 야채와 함께 그대로 묻어나는 전어회무침이다.
이렇게 세 종류를 먹을 수 있는 것이 전어회코스다. 회로 먹고 구워서 먹고 나중에는 회무침으로 전어비빔밥을 먹는 것이다.
전어가 최고 인기가 있을 때는 아무래도 추석 한가위 때다. 그 때는 비싸질 만큼 선호도가 높은 것은 도회지에서 찾아오는 출향인들 때문이다. 근래에 겪어보지 못한 폭염에 잃어버린 입맛을 전어코스로 되찾을 때다. 전어 머리에 깨가 한 되나 되는 전어철인 것이다.
전어는 포장해서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 가족과 함께 즐길 수도 있다. 송하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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