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부창부수
음양화이후우택강(陰陽和而後雨澤降)이란 말은 하늘과 땅 사이에는 음양 두 기(氣)가 조화하여 비를 내린다는 뜻으로 부부가 화합했을 때 비로소 집안이 번창한다는 비유다. 강진고을신문에서는 밝은 사회는 행복한 가정에서 기초한다는 의미에서 우리 시대의 좋은 부부를 이번호부터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강진읍 서성리
오순곤(62), 이경자(54)부부
오순곤 이경자씨는 터미늘 아래 종로약국 옆에서 붕어빵 포장마차를 하고 있다. 모처럼 이틀째 눈이 내리며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차가운 날씨 때문인지 붕어빵 포장마차에는 연신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도암 계라리가 고향인 순곤씨는 이십대에 해남에서 가구점 일에 종사하고 있었다. 그때 같은 직장에서 일하던 현재 손아래처남이 자신의 누나를 소개시켜주었다. 첫눈에 경자씨에게 반한 순곤씨는 그날로 경자씨를 아다녔다. “바로 이사람이다 하는 생각에 무조건 잡아야겠다 라는 마음이었지요. 뭐·····.” 경자씨는 5남매 중 외동딸로 집안에서는 애지중지 곱게만 자란 처녀다. 그때 집안일을 돕고 있던 경자씨는 늘 만나자는 순곤씨에 이끌려 사귀게 되었다. 사귄다는 것이 그저 집에 찾아오니까 만나는 일이 고작이었지만 자꾸 볼수록 정이 들었다. “처음에는 키도 작고 맘에 안 들었는데 자꾸 보니까 괜찮아 보이더라구요.” 경자씨는 아무 생각 없었다고 말하면서도 결국 정성에 이끌려 1년동안 사귀게 되었다고 털어놓는다. 1년 동안 사귀게 되자 양쪽 집안 상견례가 필요하게 되었다. 그래서 양쪽 어른들을 모시고 다시 선을 보았다. 그런데 막상 결혼을 하려하니 큰 처남이 반대를 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나이가 많다는 것이었다. 29살 노총각이 21살 꽃 처녀를 데려가겠다고 하는 도둑놈 심보가 무조건 반대이유였다. 결국 큰 처남은 결혼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이유를 방위병이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만큼 지금은 처갓집에서 사랑받는 사위가 되어있다. 순곤씨와 경자씨의 삶이 평탄치만은 않았지만 둘 다 생활력과 인내력이 강해 어떤 일이고 마다하지 않고 해왔다. 연탄배달도하고, 농사도 지어보고, 밤에는 직장에 다니면서 새벽에는 가구를 만드는 일을 하기도 했다. 가구를 만드는 기술이 있어 평상 등을 만들어 파는 부업을 꾸준히 해왔다. 이후 82년부터 2006년까지 한전에서 근무하고 정년퇴임했다. “무조건 잘해주니까 따라와부렀는디 고생도 많이 했어요.”라고 경자씨가 말한다. 순곤씨는 경자씨를 “성실하고 가정에 충실하며 누구 못지않은 강한 생활력을 갖고 있어요. 가정주부로서는 제일 으뜸가는 주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라고 자랑한다. 항상 즐거움을 느끼며 산다는 순곤씨는 여유가 생긴다면 자신보다 더 어렵게 사는 사람들에게 보탬이 되는 일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생활신조는 남에게 부담주지 않고, 의지 하지 않는 생활이라는 순곤씨, 경자씨 부부는 붕어빵처럼 꼭 닮은 마음을 가졌다. 순곤씨는 현재 농사와 축산업을 하면서 꾸준히 재활용품을 수집하는 일도 하고 있다. 취미로 야생화를 키우며 청림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강진이웃사랑회회원이기도 하다. 또한 전남도지사상을 세 번 받고, 강진 모범 군수상도 받았으며 2남2녀를 두고 있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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