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새에 반짝이는 몸짓도
온갖 벌레들 제잘거림도
모두 떠나보내고
소문 없이 오는 겨울 맞아
살 속에 새기는 초연한 대지
풀끝에 맺힌
맑고 찬 옥빛 서리
온 몸에 감기는데
바람은 으스스 옷 속을 파고든다.
한 통속 눈 소식은
아직 묘연하지만
겨울의 층계에서
귀 밝아지고 눈 맑아져
마음 깊이에
하늘 끝 그리움이 서린다.
심오하고 청빈한
음양의 절기를
어느 그 누가 막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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