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새해 1017년 (丁酉年)은, 닭의 해이다. 닭은 옛날부터 시계(時計)가 없던 시절 시간과 때를 알려주는 영특한 동물로서 우리 인간과 더불어 한울타리에 둥지를 틀었기에 가금(家禽)이라 불러왔다. 철저한 자기희생으로 살신여육(殺身輿肉)까지 하는 가금 중에 일등공신으로 옛날부터 사위가 처가에 가면 장모님께서 잡아주신 씨암탁이라는 말이 있듯이 귀한 사람의 보양식으로 으뜸을 쳐왔다. 또한 닭울음소리는 옛말에 천리를 간다는 말이 있듯이 고요하고 청명한 날 중국의 산동반도에서 우짖는 닭울음소리와 개짖는 소리가 전남 신안군 임자도까지 들린다는 이 지역 촌노(村老)들의 말씀이 기억난다.
요즈음 핵가족화, 도시화, 탈농촌화, 환경파괴 등등으로 우리 농촌에 닭울음소리, 개짖는 소리, 아기울음 소리가 차츰 사라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 앞에 여명의 새아침을 여는 고고한 닭울음소리와 함께 올 한해는 우리 인간도 닭처럼 서로 감싸고 품어주며 베풀고 살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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