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우리 이장님(20회)
마량면 상흥리 상분마을
김현창 이장(66)
상흥리 상분마을은 상흥 소하천을 경계로 장흥군 대덕읍 분토리와 경계를 이루고 있다. 10미터 폭의 소하천이 가로지르는 양쪽으로 강진의 봉대산 아래에 상분마을과 장흥의 분토마을사람들이 한 마을처럼 살고 있다. 그래서 옛날에는 삼흥리 상분, 하분마을의 학구가 장흥이어서 자녀들은 모두 장흥 대덕으로 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상분마을은 산이 첩첩 둘러싸인 전형적인 산골마을이나 최근 마을 소득증대를 가져온 꽃꽂이 소재 작목반 결성으로 마을 논과 밭 곳곳이 다른 마을과는 다른 소재의 나무들로 빽빽하다. 김현창 이장은 상분마을 태생으로 잠시 고향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와 35년 째 살고 있으며 9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마을의 의식개혁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김이장은 상분마을의 소득증대와 마을개발을 위해서 큰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 마을의 인구가 확실하게 줄게 된 이유는 20여 년 전 분토저수지를 막으면서 원치 않아도 고향을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는 총 28세대에 150여명이 살고 있으며 70대이상이 60%정도이나, 마을 소득증대로 40~50대 젊은 사람들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큰 소득을 올리며 부농을 꿈꾸고 있다. 김이장은 “마량면 화훼작목반을 10여가호가 하고 있어요. 40대 50대 젊은 사람들이 8명 정도나 되고 모두 열심히 해서 연소득 1억 이상을 올리는 사람도 여럿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산골농가로서 벼농사 외에 특별한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여 소득을 올려보고자 궁리하고 발로 뛰고 노력한 끝에 꽃꽂이 소재를 선택하여 자발적으로 작목반을 구성했다고 한다. 마을 여기저기 자드락밭과 논에도 사람 키보다 작은 여러 종류의 꽃꽂이 소재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또한 여러 동의 하우스 안에서도 다양한 이름의 꽃꽂이 소재들이 출하를 기다리며 가득 차 있다. 김 이장은 “하우스 안에는 대체적으로 꽃 작물이 많습니다. 또 하우스 작물이 큰 소득도 된다고 봐야지요. 하지만 기름값이 많이 올라 애로점도 많습니다.” 하우스뿐만 아니라 마을 밭 야지에도 많은 꽃꽂이 나무소재들이 가득하다. 그렇지만 겉으로 들어나는 소득도 크지만 안으로 보이지 않게 들어가는 투자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김이장은 “벼농사 위주에서 농한기에도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로 전환한 뒤 마을 농가 소득이 크게 올랐습니다.
그러나 계속 외국 신품종 종자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꾸준한 투자비가 들고 있습니다. 농촌을 떠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젊은 사람들이 소득을 올리며 제자리를 잡게 하기 위해서는 군에서 더 많은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는 바람입니다. 꽃꽂이 작목반을 추진하면서 위에서 많은 지원도 있었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이끌어 주기를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비가 오는 날인데도 대형 창고 안에서는 몇 명의 아주머니들이 황금편백을 일정한 양씩 묶고 있었다. 아주머니들 또한 건너편 장흥 분토마을 사람도 있고 강진 상분마을 사람도 있다. 작은 하천을 경계로 행정구역이 나뉘어져 있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일주일에 세 번씩 서울 양재동 등지에서 냉동탑차가 오기 때문에 실어 보낼 꽃꽂이 소재들을 다듬고 있는 것이다. 산골마을에서 벼농사외의 특작물로 농한기에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이지 숨어있는 진주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졸업시즌과 부활절 추수감사절 등 절기에 맞는 소재를 시기에 맞추어서 재배하는 일이 중요한 꽃꽂이 소재는 ‘늘푸른 Namu'라는 브랜드로 출하되고 있다. 마을을 빠져나와 바라다본 상분마을의 정경이 그야말로 거대한 꽃꽂이 작품처럼 아름답게 보였다. (이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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